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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SKT 11년 동행' 나노엔텍 엑시트 왜? SKT 과거 신사업 공동 추진…보유 상장사 중 밸류 가장 낮아, 헬스케어 시너지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2-07-22 10:33:2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0일 13: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의료기기업체 나노엔텍을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에 매각한다. SK텔레콤이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인연을 맺은 뒤 약 11년 만이다. 이후 꾸준히 증자에 참여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나노엔텍은 인적분할 이후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으나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SK그룹을 떠나게 됐다. 반도체·ICT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 입장에서 헬스케어 부문 시너지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상장사 가운데 밸류도 가장 낮은 편이라 부담도 적다. 추후에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고 이를 다시 투자재원으로 활용해 순자산가치(NAV)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 SKT 헬스케어 사업 파트너 나노엔텍 PEF에 매각

SK스퀘어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 나노엔텍 주식 760만649주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총 발행주식의 28.4%로 SK스퀘어가 보유한 전량에 해당한다. 매각대금은 580억원으로 오는 9월 19일 지급할 예정이다.

작년 말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하며 나노엔텍은 SK스퀘어 산하에 편제됐다. 처음 SK텔레콤이 나노엔텍에 투자한 건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B를 인수하고 신주를 취득하며 10%대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2013년 장외매수로 지분을 늘리고 이듬해 CB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2015년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최대 주주가 되면서 나노엔텍 주요 의사결정에도 관여해왔다. 현재도 나노엔텍 기타비상무이사에 SK스퀘어 송재승·이헌 CIO1 MD(Managing Director)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과거 SK텔레콤에서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그룹장,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전략투자담당을 맡았다.

과거 SK텔레콤이 헬스케어 신사업에 힘을 쏟을 때만 해도 양사 협업은 활발했다. 2013년 SK텔레콤은 △건강관리 서비스 △병의원 대상 스마트병원 솔루션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개발 등 헬스케어 3대 전략 분야를 제시하고 ICT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당시 나노엔텍의 소형 체외진단기기 '프렌드(FREND)'를 활용한 스마트 프라이머리 케어 서비스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이듬해에는 중국 심천에 SK텔레콤 헬스케어 R&D 센터를 열고 체외진단 실험실에서 나노엔텍의 체외진단 기기와 시약 관련 연구 개발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후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다. SK그룹 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하는 SK바이오팜 등 관계사도 있는 데다 통신·ICT 사업을 영위하는 SK텔레콤이나 SK스퀘어와는 시너지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텔레콤이 영위하는 헬스케어 사업은 미미해 SK스퀘어의 엑시트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이번 딜의 매수자인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산하에서 나노엔텍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보유한 국내외 바이오 부문 네트워크가 탄탄해 나노엔텍과 시너지를 내기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로서도 매각 타이밍도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노엔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35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73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SK텔레콤·SK스퀘어가 지분을 보유한 이래로 가장 좋은 성과다.

◇SK스퀘어, 투자 체계 선순환 시동…NAV 개선 '정중동'

SK스퀘어는 이번 주식 투자처분 목적을 신규 투자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SK스퀘어는 투자전문회사인 만큼 별도 사업 수익이 없다. 자회사 배당과 기존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재투자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특히 반도체와 ICT 사업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SK스퀘어 출범 이후 새로 투자한 곳은 △온마인드(가상인간) △코빗(가상자산) △그린랩스(애그테크) △해긴(메타버스 게임) 등 4개 회사다.

투자 차익 실현을 기대하고 투자한 그린랩스를 제외하면 SK ICT 패밀리와 시너지를 내기 용이한 게 특징이다.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나노엔텍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이번 딜로 SK스퀘어의 정체성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출처=SK스퀘어

더욱이 나노엔텍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엑시트 부담도 덜 수 있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나노엔텍의 밸류는 3월 말 종가 기준 500억원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17조2400억원), 드림어스컴퍼니(1400억원), 인크로스(1200억원) 등 다른 상장사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다.

다른 주요 비상장사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IPEV( International Private Equity and Venture Capital Valuation)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펀딩 밸류나 순자산가치(NAV)를 기준으로 보면 11번가(2조2100억원), 티맵모빌리티(9300억원), 콘텐츠웨이브(4000억원), SK플래닛(3300억원) 등에 비해서도 밸류가 낮았다.

앞서 SK스퀘어는 SK플래닛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 배당을 받아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SK플래닛은 2월 SK텔레콤의 자회사 피에스앤마케팅(PS&Marketing)에 에스케이엠앤서비스(SK m&service) 보유 지분 100%를 723억원에 매각했다. 그중 500억원이 SK스퀘어의 배당수익이 됐다.

이처럼 SK스퀘어는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 재원을 창출하고 다시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NAV를 2025년까지 7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3월 말 기준 NAV는 24조300억원을 기록했고 SK스퀘어 주가의 할인율은 66.6% 수준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투자전문회사로서 영속하기 위해 유연한 엑시트가 가능한 구조로 가려 한다"며 "추후에도 활발한 투자와 엑시트를 통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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