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오일뱅크 IPO]1년 노력 '물거품'…S-OIL 주가급락이 발목잡았다시총 최근 한달새 3조 넘게 증발…8조 밸류 맞추기 불가능

강철 기자공개 2022-07-22 07:34:0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거론된 현대오일뱅크가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현재 업황에서는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확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S-OIL의 주가 급락은 철회를 결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용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IPO 철회 안건을 승인했다. 2021년 8월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본격 추진한 지 1년만에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증시 악화로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IPO 재추진과 관련해서 추후 정해지는 내용이 있으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국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다. 일각에선 장외 시장에서 15조원까지 치솟은 시가총액을 거론하며 공모 자금만 2조~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번 철회 결정으로 IPO 시장을 다시 뜨겁게 만들 수 있었던 빅딜이 하나 사라졌다.

철회는 동종기업의 주가 급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13일 12만3000원까지 올랐던 S-OIL의 주가는 7월 15일 8만8900원으로 30% 가까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3조85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감소했다.

S-OIL은 현대오일뱅크의 유일한 국내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꼽혔다. 실제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비상장사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EV/EBITDA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S-OIL밖에 없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정유 외에 여러 이종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피어그룹에 넣기에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주관사단은 이를 감안해 상장 준비 과정에서 S-OIL 주가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했다. 8조원 밸류 컨센서스 역시 S-OIL의 주가 관련 지표를 근간으로 삼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4347억원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값에 S-OIL PER 5.7배를 곱한 후 20%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대략 8조원이 나온다. 같은 기간 S-OIL의 PBR 1.5배에 현대오일뱅크의 순자산(자본총액) 5조7600억원을 적용한 밸류도 대략 8조원이다.

그러나 S-OIL 주가가 한달 사이 30% 가까이 하락한 탓에 마지노선으로 정한 8조원 밸류를 PER, PBR, EV/EBITDA를 통해 산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피어그룹을 해외 정유사로 확장해도 8조원은 맞추기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비교해 크게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은 밸류를 더 낮출 수 있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혔다. 많은 전문가가 2분기 들어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 유가를 거론하며 국내 정유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IPO를 강행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지표 자체가 원체 좋지 않다보니 당초 계획한 가격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외에 친환경 미래 먹거리도 에쿼티 스토리에 녹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럼에도 아직은 정유사 이미지가 원체 확고하기 때문에 S-OIL을 피어그룹에서 배제한 밸류에이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S-OIL 최근 주가 추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