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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 3곳, 생명·재단·대학 '독자경영'…연 2조 수익 [의료재단 리포트]①이병철 '강북', 이건희 '강남'에 병원설립…재단 대표 '미전실' 출신 기용

최은진 기자공개 2022-07-28 08:27:56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의료사업의 시발점은 1968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세운 고려병원, 현재의 강북삼성병원이다. 창업주를 포함한 오너일가가 폐암 등 공통질환을 겪었다는 가족력 탓에 삼성그룹에 있어 의료사업은 단순한 '사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이 목표는 대를 이어 계속됐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강남 일원동 땅을 매입해 세계서 인정받는 최고의 병원을 짓겠다는 포부로 존스홉킨스대병원을 벤치마킹 한 삼성서울병원을 만들었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삼성병원는 강북·강남·창원 3곳이다. '삼성의료원'이라는 말로 통칭하지만 이는 실질 운영주체가 아니다. 3곳의 병원은 각각 다른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의료재단이 운영한다. 삼성창원병원은 삼성의료재단이 2010년 성균관대학교를 운영하는 성균관대학재단에 넘겨 현재 학교의 부속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주체가 다르다 보니 독립체제가 구축 돼 있다. 결산회계는 물론 사업 및 연구 역시 개별운영한다. 서로간 인력교류도 전무하다.

◇각 운영주체·결산 달라, 2021회계연도 의료수익은 2.6조

삼성병원이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매출) 총액은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 각 병원의 운영주체가 다를 뿐 아니라 결산일도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의료재단은 12월 결산인데 반해 성균관대학재단은 3월 결산이다.

2021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서울·강북삼성·삼성창원병원 등 삼성의료원이 벌어들인 의료수익은 총 2조5864억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이 1조6407억원으로 63%에 달한다. 강북삼성병원은 6085억원, 삼성창원병원이 3373억원이다. 다른 대형 의료재단과 마찬가지로 '삼성병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꾸준히 2조원대 의료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삼성그룹 의료사업에 있어 강북삼성병원이 본류이긴 하지만 입지나 규모면에선 삼성서울병원이 압도적이다. 당연히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영향력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어린이집·노인요양센터사업도 병행하지만 전체 사업수익의 87%가 의료수익이다. 이를 재원으로 2조1704억원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그룹의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핵심계열사 지분을 대거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주식 2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은 238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주식도 43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은 2795억원이다. 지분율로 따지면 삼성물산이 1.07%, 삼성생명이 2.18%다.

이들 계열사 주식비중은 재단 총자산의 약 24%에 달한다. 그룹 지배구조 상 중요도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년 초까지 비상임이사를 맡기도 했다. 현재는 의료사업을 하는 재단에 오너일가는 개입하고 있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삼성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실상은 독립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사정은 알기 어렵다"며 "삼성병원이라는 이유로 업무 및 인적교류는 없이 서로 다른 병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룹 기부금, 삼성생명공익재단 연 300억…삼성의료재단 '제로'

그룹 내 입지는 기부금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삼성그룹 계열사 및 오너일가가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내는 기부금만 연간 300억원대다. 2019년 395억원, 2020년 312억원, 2021년 359억원 등이다.

특히 2021년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1억, 10억, 3억원을 기부했다.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엔 3년 연속 기부금을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성균관대학재단 역시 삼성그룹의 기부금이 꾸준하다. 학교재단이 주축이기 때문에 삼성창원병원에 얼마의 지원이 가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재단 전체적으로 그룹에서 유입되는 기부금 재원만 연간 2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삼성의료재단에 유입되는 삼성그룹 기부금은 최근 3년 내 전무하다. 2011년까지 적자를 봤지만 종합검진센터를 특화사업으로 내세우며 실적을 돌렸다.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 삼성의료재단 이사 겸직 '감시감독' 역할

학교재단인 성균관대학재단을 제외하고는 각 재단의 대표는 삼성그룹 임원이 맡는 수순이다. 당초 2000년대까지만 해도 삼성생명 및 삼성경제연구소를 거친 주요임원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의료재단 양사 이사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부터는 분리 운영되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가 삼성의료재단의 이사도 겸임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독립운영을 하고는 있지만 삼성의료재단에 대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감시감독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는 그룹 미래전략실 부사장 및 삼성생명 고문을 지낸 임영빈 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의료재단 이사장은 역시 그룹 미래전략실, 에스원 대표이사 등을 지낸 육현표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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