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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비은행' 두마리 토끼잡은 하나금융 전략적 제휴 파트너 SKT→SK그룹으로 확대…비은행 강화 잰걸음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26 15:44:4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강화와 디지털금융 가속화란 두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국내 대표 통신 사업자이자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SK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디지털에 한발 더 다가섰다. 완전 자회사로 품지 못했던 하나카드를 100%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비은행 강화에도 성공했다.

과거 SKT에 국한됐던 하나금융의 전략적 파트너십 상대방은 이제 SK그룹으로 확대됐다. 하나금융과 SK그룹간 연결고리는 과거 SKT 뿐이었지만 이제는 SK스퀘어로 넓어졌다. SK스퀘어는 SK㈜ 자회사로 그룹 내 ICT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핵심 법인이다. 또 SK그룹 역시 동맹의 상대가 기존 하나카드에서 하나금융지주로 격상됐다.

◇하나금융, SK그룹과 디지털금융 '혈맹'으로 발전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지난 22일 4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고 공시했다. 2019년 SK텔레콤(이하 SKT)이 하나금융 지분을 전량 매각한지 3년 만이다. 양사는 디지털금융 전환과 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한 가치 창출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과 SK그룹 간 동맹은 서로간 필요한 지분 매매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나금융은 SKT로부터 하나카드 지분 15%(약 3300억원 규모)를 인수한 뒤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SKT는 하나카드 지분 매각과 동시에 하나금융지주 지분 약 3.1%(약 3300억원 규모)를 매입했다. 사실상 SKT가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 지분으로 교체한 셈이다.

또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T 지분과 SKT가 보유한 316억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사들였다. 이로써 하나카드는 SKT 지분 약 0.6%와 SK스퀘어 지분 약 0.55%를 취득했다.

SK스퀘어는 SK㈜가 지분 30.01%를 보유한 SK그룹의 투자회사다. 이번에 SKT가 SK스퀘어 지분을 하나카드에 매각하며 주주에서 빠지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도 단순하게 정리됐다.


이번 지분 정리와 상호간 지분 교환으로 하나금융은 금융(Fin)과 기술(Tech)의 한계를 뛰어넘어 디지털 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디지털금융 전환의 중요한 파트너로 국내 1위 통신 사업자인 SKT를 얻게됐다. 하나금융은 SKT와 금융·ICT(정보통신기술) 혁신에 기반한 초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과거 하나카드 차원에서 느슨하게 유지되던 SKT와 동맹은 이제 SK그룹 전체와의 혈맹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하나금융이 지분 인수한 SK스퀘어는 SK그룹 내 반도체 및 New ICT 등 관련 피투자회사 지분을 관리하고 신규투자 등을 단행하는 법인이다. SK그룹의 지배력이 주요 ICT 계열사로 이어지는 길목에 SK스퀘어가 위치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원스토어(47.5%), SK플래닛(98.7%), 11번가(8.3%), 드림어스컴퍼니(41.8%), SK쉴더스(63.1%), id Quantique SA(69.3%), SK Square Americas, Inc(100%), 에프에스케이엘앤에스(60%). 인크로스(34.6%), 티맵모빌리티(66.3%)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SK그룹 내 ICT 사업부문 대표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지배구조 핵심에 위치한 SK스퀘어에 하나금융이 직접 지분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향후 하나금융과 SK그룹간 전략적 유대는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오른쪽)이 금융·ICT 초협력을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함영주 회장의 비전…비은행 자회사 강화 잰걸음

하나금융의 SKT와의 지분 맞교환은 하나금융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을 제외하곤 사실상 이렇다할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이번 하나카드 지분 100%를 확보한 것은 향후 펼쳐질 비은행부문 강화의 첫 발을 뗀 행보란 분석이다.

현재 하나카드는 과거 옛 외환카드와 옛 하나SK카드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다. 먼저 설립된 회사는 옛 하나SK카드다. 하나SK카드는 2009년 10월 하나은행 카드사업부문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이후 2010년 2월 SKT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옛 외환카드는 2014년 9월 옛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문에서 분사됐다. 이후 2014년 12월 하나SK카드와 합병했다.

옛 외환카드를 합병한 옛 하나SK카드는 상호를 하나카드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SKT가 보유한 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하나금융과 SK그룹 모두 SKT의 보유 지분 정리 문제를 뒤로 미뤘다. 그렇게 일종의 느슨한 제휴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리면서 해묵은 지배구조 재정비 이슈를 해소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그리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첫 발을 내디뎠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함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뒤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기존 자회사의 질적 성장과 새로운 자회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양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첫 단추는 적극적인 증자 등을 통한 기존 계열사 강화다. 각 계열사 체급을 키워 업권 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뒤 하나증권에 5000억원을 증자했다. 하나증권을 자기자본 5조원이 넘는 초대형 IB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번 하나카드 지분 100% 인수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기존에 보유한 자회사의 지배구조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증자 등을 통해 체급을 키워 업권 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다. 규모와 경쟁력에서 아직 업권 내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하나카드를 중상위권 업체로 키우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실적면에서도 즉각적인 효과가 날 전망이다. 당장 3분기부터 비은행부문 수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카드 순이익은 2505억원이었지만 실제 하나금융지주 실적에 계상된 금액은 2129억원에 그쳤다. 지분율이 85%에 머물렀기 때문에 순이익의 85%만 하나금융 실적에 계상했다. 이번 거래로 하나금융은 연간 약 376억원(2021년 실적 기준)의 순이익 증대 효과를 얻게됐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은 금융과 ICT 혁신에 기반한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디지털 혁신을 통한 손님가치 실현,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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