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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의 틀 깨기

박서빈 기자공개 2022-07-29 06:10:1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엔 틀이 없다. 이는 홍민택 대표의 첫 기자간담회 의상에서부터 드러난다. 면 소재의 하늘색 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다. 홍 대표는 이 의상을 고르기 위해 주말 내내 아내와 함께 백화점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은행원은 빳빳이 다려진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틀 깨기는 하나 더 있다. 바로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KPI는 일종의 채점표로, 은행원은 이 기준에 따라 실적 점수가 매겨진다. 실적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만큼 은행원들은 KPI에 목을 맬수 밖에 없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직원에 대한 채점표를 만들지 않는다. 고로 성적표도 없다.

대신 토스뱅크는 6개월에 한 번씩 '얼라인먼트 데이(Alignment day)'라는 시간을 가진다. 토스의 전 계열사 임직원이 한데 모여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며 다음 반기의 방향성을 정한다. 임직원에 대한 평가가 없다 보니 현장엔 긴장감도 없다. 시원한 맥주만 양껏 제공될 뿐이다. 축제와 같은 분위기다.

홍 대표가 틀을 깨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혁신'을 위해서다. 홍 대표는 틀에 갇혀있으면 혁신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정형화된 틀을 만들면 직원들은 그에 맞는 답만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토스뱅크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KPI가 있으면 실적 점수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만 일하기 쉽다"며 "KPI가 없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에만 집중하며 여러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틀 깨기가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일까. 토스뱅크는 금융권 역사상 이례적인 속도로 고속성장 중이다. 출범한 지 약 9개월 만에 벌써 360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여신 잔액도 6월 말 기준 4조 원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내부적으로 성공의 원인을 KPI 부재로 꼽고 있다. 개인의 실적 보다는 고객의 편의성만을 중심으로 두고 상품을 개발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No rules(규칙 없음)"로 내세운다고 한다. 혁신의 성패가 틀을 벗어나는 데 있다는 의미다. 이는 홍 대표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토스뱅크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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