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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투자에 상상력을 더하다' 김성목 어팔마 CS본부 대표LP·GP 섭렵 '올라운드 플레이어' 평가, 신규 시장 성공적 안착 '중책'

임효정 기자공개 2022-08-01 08:24:45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상상력이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가인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남긴 어록이다. 투자와 상상력. 이질적인 이 단어들의 조합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어펄마크레딧솔루션즈코리아(이하 어펄마크레딧)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김성목 CS본부대표(전무) 역시 상상력을 중시한다. 상상력을 공상이 아닌 현실의 영역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수적이다. LP(출자기관)와 GP(위탁 운용사) 경험을 두루 갖춘 그에겐 자연스레 ‘타고난 감각을 갖춘 팔방미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성장 스토리 : 폭넓은 스펙트럼과 깊이의 소유자 'T자형 인재'
김성목 CS본부대표

김 전무는 전형적인 T자형 인재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넓이(―)'와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이(|)'를 동시에 겸비하는 데에는 그의 기질과 호기심이 작용했다. 그의 이력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공학도다. 육국3사관학교에서는 교수 요원으로 선발돼 기계공학을 강의하며 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다. 무난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수 있었지만 도전을 선택했다.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비스쿨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학교에 있는 협동과정 MEM(Master of Engineering Management)에 지원했다. 다트머스 대학교에서는 이공계 전공자들이 전문지식을 활용해 경영, 투자, 컨설팅 섹터로 발을 뻗는 사례가 잦았다. 김 전무는 공학에만 매몰되지 않고 성과를 가시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투자업무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공학도로서의 수리적 지식은 투자가로서의 분석력과 통찰에 자양분이 됐다. 방학 동안 인턴으로 일했던 한 컨설팅사에서는 그에게 투자업을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일찌감치 그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다트머스 때의 경험은 그의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투자업에서 길을 발견한 그는 현대증권(현 KB증권)에서 첫 단추를 끼웠다. 해외 MBA 리쿠르팅에 나온 현대증권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2006년부터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인수금융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당시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나오면서 여러 방법으로 대체투자를 해보던 시기였다. 증권사에서 여러 업무를 경험하기에 타이밍이 완벽했다.

그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증권사에서 여러 업무 경험을 쌓은 그는 2015년 국내 기관투자사 중 가 장 큰손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로 옮겼다. 자청해서 리스크팀에 합류했다. 리스크 담당이야말로 국민연금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대체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배분, 더 나아가 CIO를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공학도에서 투자자로, 이번엔 GP에서 LP로 이동했으니 삶 자체가 마치 끊임없이 변화하는 투자시장의 그것과 오버랩된다.

'LP에서의 경험을 국내 PE에 어떻게 접목시킬까'를 고민하던 중 어펄마캐피탈의 김태엽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 어펄마캐피탈이 크레딧 부문 신설을 계획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했다. 서로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올해 5월, 김 전무는 어펄마캐피탈에 새 둥지를 틀었다.

◇투자스타일 투자철학 : 관계지향적 공감대 형성…차별화된 무기는 상상력

관계지향적인 김 전무의 성향은 투자스타일에도 묻어난다. 2016년 국민연금에 몸담은 시절 국내 실물팀에서 항공기 포트폴리오 투자건을 검토하고 있었다. 당시 해당 건에 대해 의문점을 가진 대체투자실장이 리스크팀에 의견을 구했다.

김 전무는 투자건에 대한 초기 검토를 수행했고, 두 장짜리 짧은 보고서에 내용을 담았다. 내용은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했다.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내부에서는 항공기 포트폴리오의 투자 건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검토했던 항공기 투자건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해 팬데믹 이후에 전액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팀워크가 사전위험관리에서 빛을 발했다. 리스크 담당자로서 게이트키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데 자부심도 컸다.

김 전무의 투자철학은 '상상력'으로 요약된다. 투자 이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에 관한 역량은 어느정도 평준화가 된 현실에서 상상력이야 말로 차별화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펄마캐피탈은 김 전무의 투자 철학을 펼칠 수 있는 하우스이기도하다. 어펄마캐피탈이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성경식품에 개미식품을 볼트온한 사례는 김 전무가 추구하는 투자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김을 만드는 회사가 과자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판매 채널의 다변화 등 두 기업 간의 시너지는 실적으로 이어졌고 우려는 불식됐다.

◇트랙레코드 1 : 항공기 파이낸싱 실패 사례 '고난은 위장된 축복'

시그니처 딜로 통상 회수 성과가 우수하거나 첫 투자건을 꼽는다. 하지만 김 전무는 현대증권에서 대체투자 실패의 경험을 가장 의미가 큰 딜로 꼽았다.

2008년은 현대증권이 교보증권과 함께 투자한 항공기 파이낸싱(ABL)에 실무자로 참여한 때였다. 태국 저가항공사가 임차한 중고항공기를 인수한 후 6개월 만에 문제가 불거졌다. 임차인이 부도나고, 항공기가 계류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3년간 항공기 소유권을 확보하고 재임차를 통해 위기에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손실을 봤지만 매몰비용을 최소화했다. 같은 항공사의 다른 임차 항공기가 전액손실로 처리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결과였다.

대안을 찾고 협상하는 과정에 참여한 김 전무는 '고난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켰다'고 회고했다. 극복 과정에서 문제해결능력과 협상력 등을 체득했다. 투자에 있어 기회 못지않게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 딜은 국민연금으로 이직할 때 리스크팀에 자원한 계기가 됐다.

◇트랙레코드 2 :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에 베팅 '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국민연금이 카카오모빌리티에 1억 달러를 공동투자로 집행던 딜도 김 전무의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다.

김 전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매년 펴낸 '화이트페이퍼'에서 투자 매력을 크게 느꼈다. 화이트페이퍼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현재 처한 상황과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개선점을 찾는 데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는 구성원의 복지를 향상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민을 고스란히 담아낸 화이트페이퍼를 통해 자연스럽게 투자를 결정했다.

같은 맥락에서 어펄마캐피탈의 투자 포트폴리오인 빔모빌리티, 티모빌리티도 세상을 바꾸는 상상력의 결과물로 여기는 그다. 모빌리티의 혁신과 기사분들의 복지 향상, 탄소 중립 등의 이슈가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 탄탄한 네트워크 기반, 크레딧 펀드레이징 박차

국민연금에서 김 전무를 지켜본 사람들은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자의 모습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 출신의 김정민 캠벨 루튼스 전무는 "경험이 풍부해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집어내는 게 그의 강점"이라며 “맡은 업무상 보수적일 것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김 전무는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했다.

김 전무는 인적 네트워크의 가치를 중시한다.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는 그는 마당발로 통한다. 김정민 전무는 "뛰어난 친화력과 붙임성 덕에 탄탄한 네트워크도 다질 수 있었다"며 "리스크보다 투자 쪽에 더 적합한 인재라는 말을 주변에서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어펄마크레딧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중책을 맡은 그는 하우스만의 뚜렷한 색채로 훌륭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프로젝트 펀드를 시작으로 짧은 기간 내 블라인드 펀드까지 결성한다는 단기 목표도 세웠다.

어펄마크레딧 만의 특별한 색채를 드러내는 것은 중장기 과제 중 하나다. 단순히 메자닌 등 크레딧에 한정 짓지 않고 바이아웃 이외의 다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세컨더리 거래 등 기존 어펄마캐피탈의 강점을 살려 크레딧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김 전무는 "국민연금에서의 경험을 지렛대 삼아 어펄마캐피탈을 GP로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며 "어펄마의 'institutionalized'를 현실화시키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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