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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부출신' 행장 나온 수은, 수출금융 변곡점 맞나 외화자금 200억달러 조달해 중소·중견 지원강화…원전·방산 육성 집중

김규희 기자공개 2022-07-29 06:22:5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6:1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사상 첫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한 가운데 향후 수출금융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수은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전기차, 2차 전지·원전·방산 등 미래 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건전성 등 은행 여력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정부정책에 부응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판단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행에 나설 예정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올해 말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외화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이 조달한 외환자금 규모보다 50억달러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 속에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결정은 윤 행장이 직접 주재한 ‘비상경제 위기대응 TF'에서 이뤄졌다. 지난 27일 취임한 이후 첫 행보는 비상경제 대응반을 꾸리는 것이었다.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자체 투자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금융권은 윤 행장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결정으로 보고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사태나 리만브라더스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렸을 때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체득했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8년 외환 위기 당시 정부는 외화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당시 수출입은행의 주요 역할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에 행내 핵심인력들을 국제금융 부서에 투입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했다. 윤 행장은 외화조달팀장, 국제금융부장, 자금부장 등을 지내며 경험을 쌓았다.

수출금융 방향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은 기후변화 대응 등 세계적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전기차, 2차 전지, 수소 등 친환경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원전과 방산수요에 대한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탈탈원전’ 정책과 맞닿아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을 표방하며 탈원전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원전산업을 축소했으나 새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벗어난 데 이어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원전산업 생태계를 재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수출입은행도 정부 정책기조에 발맞춰 신규원전 수주 및 원전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 지원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방위산업은 내수 군납에 치중해온 탓에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 산업으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꾸준하게 해외수출 계약을 맺으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확인해왔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안보가 세계적 핵심 이슈로 떠오르자 미래전략 사업으로 떠올랐다.

최근 폴란드 정부와 맺은 한국형 무기체계도입 계약에 대해서도 수출입은행이 금융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 27일 국내 방산기업들과 FA-50 경공격기 개량형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대 등 총 148억달러(약19조4000억원) 규모의 기본계약을 맺었다.

통상 10조원대 규모의 계약은 금융지원이 동반된다. 자금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수주계약을 맺을 때 수출입은행과 같은 ECA의 금융지원 조건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도 예산이 사전에 편성되지 않은 경우 수출금융 지원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 합의에 이르진 않았지만 만약 국내 방산업체나 폴란드 정부가 금융지원을 필요로 할 경우 적극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안팎은 내부 출신 행장의 등장으로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세스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사업 수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외부 출신 행장은 정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 행장은 30여년간 수은에서 근무하며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는 만큼 은행 건전성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로 굵직한 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생겨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보다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견실하고 체계적인 수출금융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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