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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티투닷 품는 현대차, FI·SI 간 밸류 산정 '줄다리기' 송 대표 지분 약 50% 대상 한 달째 논의...예상 기업가치 5600억~5700억대

이종혜 기자공개 2022-08-01 07:18:1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품에 안기 위해 포티투닷 기존 주주들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산정한 포티투닷 기업가치가 터무니없이 낮다고 반발하고 있는 주주들 때문에 인수 협상 교착 상태가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합병 절차를 밟으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 초부터 포티투닷에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지분 20.36%를 확보한 상태다. 이번 매매대상은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보유한 지분율(36.19%)의 절반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이다. 송 대표는 지분 매각 후에도 포티투닷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1530억 총 4차례 투자 유치, 현대차그룹·IMM인베스트 등 SI·FI 고루 확보

2019년 3월 설립된 포티투닷의 총 4번의 외부투자를 유치했다. 설립 3년 차에 누적투자금은 1530억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이 설립되자마자 20억원의 시드 투자를 집행했다. 2019년 9월 300억원 규모의 프리A 시리즈를 마쳤다. 이 라운드에는 SK텔레콤, CJ, LG전자, 기아차 등이 참여하며 전략적투자자(SI)들을 대거 확보했다. 170억원 규모 브릿지 라운드에서는 LIG넥스원, 신한은행, KTB네트워크(현 다올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작년 11월 진행된 시리즈A 라운드에서는 1040억원을 모았다. 국내 스타트업 시리즈A 라운드 기준 투자 유치 금액 중 최대를 기록했다. 시리즈A 라운드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은 후속투자를 했다. 신한캐피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DA밸류인베스트먼트, 윈베스트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 롯데벤처스·롯데렌탈 등이 신규 FI로 참여했다. 포스트밸류에이션은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포티투닷은 2019년 설립된 aTaaS 스타트업이다. aTaaS(autonomous Transportation-as-a-Service)란 모든 움직이는 이동 수단들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자인 송 대표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네이버랩스 대표를 거쳐 포티투닷을 창업했다. 송 대표는 작년 4월부터 현대자동차의 TaaS본부장(사장)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연구개발본부 아래 신설된 '차량 소프트웨어(SW) 담당'도 겸직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의 대표를 영입해 주요 보직을 맡긴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가치 놓고 샅바싸움, 멀티플 1~2배 관측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책정한 기업가치를 두고 기존 주주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이견 차가 상당해 협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포티투닷의 밸류에이션은 작년 포티투닷의 마지막 투자라운드였던 시리즈A 포스트 밸류에이션 대비 12~13% 증가한 5600억~5650억원선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뜻밖에 '조기' 엑시트를 해야 하는 기존 주주들은 대박 회수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사마다 계약 조건은 일부 다른 상황이지만 대부분 태그얼롱 조항으로 인해 이번에 모두 엑시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인수합병되는 시나리오는 투자 당시부터 예측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투자 1년도 안 돼 인수가 진행되면서 주주들도 황당한 상황이고 밸류에이션 에 대한 이견이 큰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 시 SPA(주식양수도계약)와 함께 SHA(주주간 협약서)를 작성한다. SHA는 주주간 계약을 맺어 서로 간 지분율, 지분양도, 이사회 구성 등 운영사항 등을 정한다. 주주들은 스타트업이 계약을 전제로 이행하기로 한 약정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계약 위반에 책임을 창업자에게 부담지우기 위해 SHA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계약에 따라 주주들은 최대주주 지분 매각에 대한 사전동의권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을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 계약 위반 사항을 헷지하기 위한 '위약벌' 조항도 있다. 현재 일부 주주들은 '위약벌'까지도 거론했다고 전해진다. 법적소송을 진행하면 밸류에이션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현재 회수 성과를 멀티플 1~2배 정도로만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투자 후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태그얼롱 조항도 의미가 있는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회수 기대 금액이 크지 않다"며 "그러나 주주들이 버틴다고 해도 큰 이득이 없기 때문에 동의를 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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