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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오너 3대의 꿈, 브라질 제철소 결국 매각 '선택과 집중' CSP제철소 누적 2조원 손실 뒤 반등, 재무불안 지속… “지금이 매각 적기”

강용규 기자공개 2022-08-01 14:03:3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 합작 제철소인 CSP제철소의 매각을 추진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업황 둔화 국면에서 부실 해외법인 리스크를 해소하고 주력사업 컬러강판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동국제강, 컬러강판 집중 위한 부실 해외법인 정리 ‘적기’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최근 CSP제철소 지분 100%를 22억달러(2조8000억원가량)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디티야 미탈 아르셀로미탈 CEO는 자료를 통해 “CSP제철소는 중기적으로 아르셀로미탈의 미주 지역 사업에서 중요한 슬래브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슬래브 생산용량을 크게 늘리고 압연과 마감 등 하공정 기능의 추가도 가능하다”고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CSP제철소는 철강 중간재료인 슬래브(Slab)를 연 300만 톤 생산하는 고로제철소로 2016년 가동을 시작했다.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가 지분 50%를, 동국제강이 30%를, 포스코가 2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만 동국제강이 투자와 지급보증 등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를 회계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지분법에 따라 실적도 인식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설립 자본금과 차입금을 합쳐 16억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투자했다. 지분 100%가 22억달러에 매각된다면 환수 금액은 6억6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CSP제철소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은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컬러강판사업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DK컬러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원, 생산량 100만톤 체제를 구축해 매출비중을 기존 20%에서 3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멕시코, 인도, 태국의 3개 해외거점 체제를 7개국 8개 거점체제로 확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위해 동국제강은 최근 중국 법인 DKSC의 지분 90%를 970억원에 현지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지속적 손실을 보는 부실 해외법인을 매각해 재무체력을 강화하고 주력사업인 컬러강판의 사업 확장에 힘을 싣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CSP제철소 지분매각 역시 이런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CSP제철소는 가동을 시작한 2016년 순이익 905억원을 낸 뒤 2017~2020년 4년 연속 순손실을 봤다. 누적 적자는 2조2250억원에 이른다. 계속되는 적자로 2018~2020년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2019년 동국제강은 포스코, 발레와 함께 CSP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년 동안 5억달러를 추가 출자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CSP제철소는 지난해 글로벌 철강업황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6529억원을 내며 부활했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1529%에 이르는 등 여전히 재무적으로는 부실기업에 가깝다. 컬러강판 등 판재 생산을 위한 하공정 설비도 구축되지 않아 해외거점으로 활용하려면 추가 설비투자가 요구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업황이 둔화하면서 포스코 등 철강사들이 해외법인 리스크를 점검하고 성장사업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CSP제철소는 실적 반등이 나타난 지금이 그나마 매각가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오너 숙원사업 고로제철소, 결국 매각되나

동국제강에게 CSP제철소는 오너의 열망이 담긴 숙원사업이다. 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는 1954년 동국제강을 창립한 이후 자체적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 특히 대형 용광로(고로)를 보유한 제철소를 꿈꿨다. 1965년 삼화제철소의 소형 용광로를 인수해 활용하기는 했으나 쇳물 생산의 핵심 설비는 인천과 포항의 전기로였다.

고로제철소를 향한 열망은 오너 2세 고 장상태 회장을 거쳐 3세인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에게 이어졌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이 대표이사를 지내던 2007년 브라질 고로제철소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2015년 12월 CSP제철소가 완공됐다.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6년 6월 진행된 CSP제철소의 화입식(고로에 불씨를 넣어 가동 개시를 알리는 행사)에서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을 마침내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업계에서도 ‘3대에 걸친 집념이 장세주 회장 대에서 빛을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동국제강에게 CSP제철소는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다. 철강업 불황 속에서 당시 핵심사업이었던 후판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CSP제철소 건립을 위한 출자가 재무구조에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브라질 고로제철소 사업계획을 내놓았던 2007년 131.5%에 불과했던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2013년 247.8%까지 높아졌다.

이듬해인 2014년 동국제강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포항 후판1공장, 농기계 제조 자회사 국제종합기계, 모바일 부품 제조 자회사 DK유아이엘 등 사업이 매각됐을 뿐만 아니라 사옥 페럼타워까지 삼성생명에 팔려나갔다.

일련의 구조조정을 통해 동국제강은 2016년 6월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졸업했다. 부채비율도 그해 말 기준 176.3%까지 낮아져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200% 아래로 되돌아왔다. 다만 구조조정 속에서도 끝내 놓지 않았던 CSP제철소는 이후 적자를 쌓으며 동국제강에 유상증자 등 추가 출자의 부담을 안겼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 지분 30%의 매각 대금으로 6억6000만달러(8500원가량)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동국제강의 부채총계가 3조4180억원, 자본총계가 3조415억원으로 집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 이후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낮아진다. 탄탄한 재무구조는 컬러강판사업 글로벌 거점 확대 전략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CSP제철소 지분 매각은 이사회 의결 등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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