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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DCM=KB' 공식만든 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1본부장김치본드·ESG채권 시장 개척…1등 DNA,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 '목표'

이지혜 기자공개 2022-08-17 13:11:49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1:04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등 DNA의 산실’. KB증권 기업금융1본부에 붙은 별명이다. 사장은 본부장을, 본부장은 팀장과 RM·PM을, 이들은 신입사원을 교육하면서 영업 노하우와 고객 신뢰를 대물림하는 시스템을 탄탄하게 갖췄다.

KB증권이 10년 동안 DCM(부채자본시장) 왕좌를 지켜낸 비결이기도 하다.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인력공백 없이 촘촘하게 고객과 신뢰를 다진 덕분에 경쟁사가 따라할 수 없는 KB증권만의 1등 DNA를 확보했다.

주태영 본부장(전무)이 KB증권 DCM의 총아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쌍용증권에서부터 십수년 이상 채권 시장에서 활약하며 말 그대로 대한민국 DCM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왔다. 그 중에서도 KB에서 10년 이상 머물며 ‘DCM은 KB'라는 공식을 세우는 데 힘 썼다. KB증권의 1등 DNA를 만들고 전수하는 역할을 주 본부장이 맡은 셈이다.

이제 ‘DCM은 KB’ 공식이 해외에서도 통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KB증권이 강력한 아성을 구축한 만큼 글로벌 DCM에 족적을 남기는 게 주 본부장의 야심이다. 수출입은행의 글로벌본드 대표주관은 시작일 뿐이다.


◇성장 스토리: ‘스마트 영업’ 지향하는 ‘DCM 특공대’

1994년, 큰 뜻을 품고 쌍용증권에 입사한 것은 아니었다. 순천고를 나와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주 본부장은 졸업을 앞두고 쌍용증권에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채용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들였지만 증권업은 운명이 됐다. 지점에서 일하다가 2000년 채권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기업금융, 채권운용중개, 커버리지 등 부서를 거쳤다.

당시 만난 상사와 동료들은 지금 대한민국 채권시장을 이끄는 거목이 되어 있다. 주 본부장은 그들과 일하면서 ‘스마트 영업’의 본질을 깨달았다.

그는 “당시 팀장으로 모셨던 상사를 지금은 한 증권사의 사장님으로서 만나고 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기관영업은 ‘형님 영업’이 주를 이뤘지만 당시 만난 상사와 동료들은 ‘스마트 영업’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채권시장이 성숙지 않았기에 기관영업이 알음알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주 본부장과 동료들은 다른 영업방식을 제시했다. 친밀한 관계를 다지는 데 머물지 않고 시장에 대한 통찰과 상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춰 고객에게 다가섰다.

이렇게 쌓은 실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쌍용증권이 굿모닝증권이 되고,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바뀌었다가 신한금융투자가 되었어도 주 본부장을 향한 IB업계의 신뢰는 견고했다.

덕분에 주 본부장은 김치본드(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 시장을 열며 발전공기업은 물론 포스코, 롯데그룹의 딜을 쓸어담았다. 2006년 신한금융투자에서 DCM 팀장에 오른 배경이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목마름은 가시지 않았다. 16년이나 일한 회사를 떠나 2010년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KB투자증권은 신한금융투자보다 몸집이 한참 작았지만 DCM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 본부장은 “KB투자증권은 ‘DCM 특공대’같은 느낌이었다”며 “도제식으로 후배를 가르쳤으며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고객에게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다. 영업사원 한 명이 PM부터 RM까지 DCM업무를 두루 꿰고 있어 막힘없이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대형 증권사라고 해서 다 만나주지 않았다"며 "개인과 팀의 역량이 훨씬 중요했는데 KB투자증권은 자본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고객을 상대했다"고 회고한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주 본부장만큼 DCM을, 그것도 기업금융을 전문적으로 다룬 인물은 손에 꼽힌다. KB증권의 기업금융1본부장에 중용된 이유다. 2017년 KB증권 기업금융2부 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기업금융1본부를 이끌어왔다. KB증권 DCM의 중심에 선 셈이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1등 DNA

“기업금융은 KB증권 1등 DNA의 산실이다."

KB증권은 공들여 뽑은 신입사원을 해마다 몇 명씩 기업금융본부에 보낸다. 기업금융본부에서 최소 한두 해 경험을 쌓아야 1등 DNA를 심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IB업계에 'DCM은 KB' 공식을 세운 노하우이기도 하다. 주 본부장은 “우리는 자본력이나 브랜드파워로 영업을 하는 게 아니다”며 “사장부터 부사장, 본부장, 부장, 팀장, RM, PM,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고객과 네트워크를 물려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KB증권은 고객층이 유달리 두터운 편이다. 시니어IB도 고객사의 실무진을 만나고 주니어IB가 고객사의 임원진을 만나 신뢰를 다지는 사례가 많다. 촘촘한 영업망은 고객의 이탈률을 낮춘다. 동시에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도 낸다.

그는 “1등 문화를 오래 유지하다보니 뉴이슈어(New Issuer)일수록 KB증권을 찾는다”며 “KB증권이 DCM의 중추가 되는 A급 회사채 대표주관을 도맡는 이유”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초기 김치본드 시장 석권, ESG채권 시장에서 재현

2000년대까지만 해도 ‘김치본드’는 낯선 용어였다. 이를 DCM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이끈 인물이 주 본부장이다. 특히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당시 발행됐던 김치본드의 절반이 주 본부장의 손을 거쳤다.

주 본부장은 “수년 동안 김치본드 발행시장의 반 이상을 석권할 정도로 독보적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당시 주 본부장은 수 많은 대기업으로부터 김치본드 발행 파트너로 러브콜을 받았다. 롯데쇼핑과 포스코는 물론 GS칼텍스, 발전공기업까지 그와 손을 잡았다.

1등이 돼야 한다는, 되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그때 굳어졌다. 그는 “초기 시장을 개척해 1등이 돼야 압도적 선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화 ESG채권 시장이 열리던 2018~2020년 무렵 KB증권은 대표주관사로 활약했다. 이후 ESG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이 줄을 서면서 KB증권은 이 분야에서도 명문 하우스로 이름을 날렸다.

◇트랙레코드2: ‘1등의 무게’, JB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 대표주관

흔히 왕관의 무게라고들 한다. 1등으로서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다. 초기 시장을 개척하면 막강한 지배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JB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그런 딜이었다.

2014년 9월 JB금융지주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신종자본증권을 2000억원 발행했다. 바젤Ⅲ가 도입된 뒤 국내에서 처음 발행된 조건부자본증권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대부분의 하우스가 딜 수임을 망설였지만 KB증권은 달랐다. 단독 대표주관사로서 2000억원 가운데 1350억원에 대해 총액인수 계약을 맺었다. 비록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냈지만 KB증권이 새 길을 개척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그는 "금융당국은 물론 투자자도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오래도록 공부하고 소통해서 증권신고서를 작성했다"며 "그때 만든 증권신고서가 표준으로 자리잡아 현재 모든 하우스가 준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DCM에서 첫 발을 내딛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1등을 지키려면 새로운 시장, 새 상품, 첫 발행을 피할 수 없다"며 "이런 경험과 도전의식이 KB증권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 글로벌 DCM 개척,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발행은 '시작일 뿐'

"시장에 족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13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장의 질적 성장에 힘썼는데, 다시 한 번 DCM의 도약과 부흥기를 이끌고 싶다."

대한민국 DCM의 미래가 글로벌에 있다고 바라본다. 영토를 넓히지 않으면 제자리걸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1등이긴 하지만 DCM은 IB업계에서도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는 부문"이라며 "또 한 번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려면 글로벌 무대로 시장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을 향한 고객의 수요도 높다. 그는 "이미 고객들은 우리보다 똑똑해졌고 글로벌 무대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며 "국내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외국계 증권사, 은행들이 앞다퉈 몰려오고 있기에 우리도 나서지 않으면 바뀐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B증권은 관련 조직도 정비하고 있다. 홍콩법인의 신디케이션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초 본부 기업금융2부 내 글로벌DCM팀도 새로 만들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현지법인과 시너지를 낼 방안도 모색 중이다.

벌써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IB를 키우려는 정부의 의지와 맞물려 KB증권은 올해 1월 한국수출입은행의 글로벌본드 주관사로 참여했다. 무려 30억달러 규모의 딜이었다.

주 본부장은 "글로벌IB와 견줄 수 있을 만큼 세일즈 조직이 크지는 않지만 토종IB로서 제역할을 했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발행 노하우를 빠르게 쌓아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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