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쌓아둔 교촌에프앤비, '원가절감' 수익성 방어 계육·부자재 등 원재료 수급 원활, '특수상권·글로벌 진출' 영업이익 증대 모색
변세영 기자공개 2022-08-19 08:01:5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재고자산을 늘린 교촌에프앤비가 일석이조 효과를 누렸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축적한 재고를 활용해 원활한 재료 수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 증가로 매출원가가 하락해 장부상 수익성 방어 효과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교촌에프앤비는 올 상반기 재고자산이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7억원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재고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육계에서부터 무 등 원재료 값이 전체적으로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에 계육과 소스, 부자재 등을 납품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원재료비가 증가가 예민할 수 밖에 없는데 선제적 재고자산 확대로 원활한 수급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재고자산 증대는 재료 수급 측면을 넘어 장부상 수익성 방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교촌에프앤비의 원재료 매입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396억원에서 올 상반기 1608억원으로 15%가량 증가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총금액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상반기 79%에서 2022년 상반기 83%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늘었지만 매입금액 증가 규모와 비교하면 과도하진 않았다는 해석이다.
여기에는 교촌에프앤비가 재고를 늘려 매출원가를 방어한 게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제표상 전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게 매출총이익으로 여기서 판관비를 제하면 영업이익이 된다. 이때 매출원가는 제품재고액(기초)에 당기 제품매입액을 더하고 제품재고액(기말)을 차감한 형태로 구한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라 기말에 제품재고액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매출원가가 하락하는 원리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근원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지만 단순 장부상 숫자가 향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같은 효과로 영업이익 타격도 어느 정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올 상반기 매출 2635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6.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프랜차이즈 업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인플레이션 파장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아울러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통해 어느 정도 수익성을 방어한 것과 비교해 치킨업체들은 제품에 가격 인상분 전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타격은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원자재 비축 차원에서 재고자산이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특수상권 개발과 글로벌 사업에도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교촌에프앤비는 리조트와 해수욕장, 워터파크 등 대단위 위락시설에 특수상권 형태로 매장 오픈을 늘리고 있다. 특수상권은 주로 테이크아웃 위주인 '투고(To go)' 형태로 운영되는데 이 때문에 회전율이 빠른 게 특징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연간 방문객 수 규모가 큰 특수상권에 매장을 늘려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해외 사업도 신성장 동력이다. 교촌에프앤비는 미국과 중국 직영매장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현지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교촌치킨 지점을 오픈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가 프랜차이즈 노하우 등을 전수하며 로열티 수수료를 수취하는 구조다. 특히 마스터프랜차이즈는 직진출보다 원재료 조달로 인한 수익성 하방 부담이 덜하고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촌에프앤비 해외 매장 수는 2021년 2분기부터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2021년 2분기 교촌치킨의 해외 매장은 52개에서 2021년 3분기 54개, 2021년 4분기 65개까지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1분기 68개, 2022년 2분기에는 70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년 만에 무려 매장 수가 35% 늘어났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HMR과 수제맥주 공략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다각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특수 매장 출점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꾸준히 나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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