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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빌리티 매각 중단에 담긴 '신충헌' 문화 매각 철회로 '사회적 명분·성장성 유지'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2-08-22 11:28:1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8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가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 변경 검토 중단을 공식화했다. 최근 몇 달간 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두고 시끄러웠지만 CAC와 카카오모빌리티 노사와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카카오 기업문화인 '신충헌(신뢰·충돌·헌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였다.

그간 카카오 플랫폼 사업에 있어서 모빌리티는 핵심사업으로 꼽혔다. 분사 후 꾸준히 외형성장을 거듭했고 올 상반기에만 3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최근 택시 대란 등을 거치면서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중단 공식화…공동체 소통으로 갈등 봉합

18일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 변경을 검토해왔으나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CAC는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논란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카오 CAC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시장에 알려졌다. 지난달 초 배재현 투자거버넌스총괄(CIO)이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의 스텝다운(Step down·지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공식화됐다.

반발도 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본사에서 분사되면서 만들어진 곳으로 임직원 다수가 함께 신사업 성장을 위해 이동했다.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도 여러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다수를 유치하면서 사업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이 과정에서 쉽지 않았지만 택시나 대리업계 등 이해관계자와의 의견조율도 해왔다.

지난해에는 2017년 분사 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의 수익성을 증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인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고 발표하면서 공동체 혼란이 커졌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뿐 아니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라이더 유니온 등도 지분 매각에 반대했고 내부적으로도 매각 반대 여론이 거셌다.

이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나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계획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CAC에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노사는 이달 초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지속성장협의회)'를 구성한 뒤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성장과 혁신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CAC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분 매각 추진부터 중단되는 과정은 카카오의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이다. 카카오 기업문화는 '신충헌'으로 요약된다.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충돌하면서 소통하고, 결정이 된 내용에 대해서는 헌신한다는 뜻이다. CAC가 당초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결정했었지만 공동체와의 치열한 소통을 바탕으로 갈등 해결의 발판을 만들었다.

◇ '택시대란'에 모빌리티 사회적 책임 확대, 올 상반기 매출만 3500억대

카카오의 모빌리티 매각 철회는 사회적책임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뿐 아니라 대리운전, 바이크, 주차, 시외버스, 기차, 항공, 퀵·택배 등 이동수단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졌다. 논란이 있었던 배달 중개 사업을 접고 서비스 비용을 인하했으나 여론이 좋지 않았다.

올 들어서는 상생기금 조성, 상생 자문위원회,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 등을 만들었다. 업계별 상생 논의 테이블도 따로 꾸려, 수시로 관련 업계와 소통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부분을 반영해 올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다. 영국 모빌리티 플랫폼인 스플리트 투자를 계기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최근 택시대란으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이 카카오 CAC의 마음을 돌리는 데 가장 주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나거나 타 업계로 이동하면서 인력이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 상황에서 사모펀드(PEF)로 손바뀜이 일어날 경우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수 있다.


그간의 사업과정을 보면 카카오모빌리티 사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2017년 분사 후 167억원(연결기준)이었던 매출은 2021년 5465억원까지 커졌고 지난해에는 125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상반기에만 3500억원대의 매출과 40억원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낸 매출 규모는 타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나 카카오픽코마 등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모빌리티보다 외형이 큰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로 내려갈 경우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철회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명분과 향후 성장성 훼손을 막았다는 점을 모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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