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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시대, 가전업 재고 리스크 점검]청호나이스, 금융리스 확대로 '환불자산' 리스크 부각⑨정수기 등 금융리스 적용 제품군 확대…적정재고 유지위한 모니터링, TFT 구축

손현지 기자공개 2022-09-06 10:42:03

[편집자주]

변화가 느린 가전업계에서 재고관리는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타 업종에 비해 신사업을 쉽게 추진하지 않는 편이라 재고관리 역량은 수익 안정성과 직결된다. 최근 가전업계가 엔데믹 기조로 접어들면서 재고 리스크에 맞닥뜨렸다. 코로나19 이후 펜트업 효과(보복소비)를 기대하고 제조물량을 확대했지만 2분기 금리인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각사별로 재고관리 기조와 그에 따른 재무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수기 회사인 청호나이스가 최근 렌탈 약정기간을 늘리는 판매전략을 취하고 있다. 약정기간이 길어질수록 월마다 내야하는 할부 렌탈비용이 저렴해져 고객들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다만 내부적으로 재고관리 부담은 불어났다. 최근 고객들의 가전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계약 만료일 전에 중도해지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약정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된다. 청호나이스 입장에선 수익분 일부가 환불자산으로 손실 처리되는 구조인 만큼 약정할인제도 등을 도입해 의무사용기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수기 등 주력제품에 '금융리스' 확대 적용

청호나이스의 재고자산 분류법은 다소 독특하다. 상품, 제품, 원재료, 미착품 외에도 A/S부품, 부자재, 환불자산 등으로 재고자산을 구분한다. A/S부품 재고는 A/S 수리과정에서 사용된 부품을 뜻한다.

환불자산은 청호나이스가 지난 2020년부터 회계상에 반영하기 시작한 항목이다. 2020년 33억원에 이어 지난해 무려 55억원이 계상됐다. 매출로 전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품' 재고자산(66억원) 뒤를 이어 두번째로 가장 규모가 많아졌다.


청호나이스가 환불자산 재고를 잡게된 건 리스 회계처리 방식 변화와 연관이 깊다. 렌탈 회계는 통상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나뉜다. 청호나이스는 2019년 이전까진 운용리스 방식을 채택했다. 운용리스는 월 이용료가 달마다 매출로 잡히는 방식을 뜻한다. 고객들이 렌탈계약을 중도해지 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금융리스로 변경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금융리스란 판매 시점에 렌탈 총액의 일부를 한번에 반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컨대 약정기간이 5년이라 한다면 5년치 렌탈료 수입의 상당부분을 한번에 매출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판매계약이 이뤄진 첫해에 상당한 영업이익률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전 운용리스가 5년간 매년 5분의 1 가량의 수익을 꾸준히 거둬들였던 방식과는 확연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청호나이스는 금융리스를 활성화하며 판매시점에 렌탈료의 50%를 반영해 왔다.

다만 금융리스에 맹점은 있다. 고객이 중도해지를 결정할 경우 남은 계약기간 동안 수취할 예정이었던 금액을 손실처리해야 한다. 청호나이스는 이를 '환불자산'이란 이름의 재고자산으로 분류해 매출원가에 반영하고 있다. 중도해약이란 변수를 고려하면 조삼모사격 수익구조로 평가되기도 한다.

◇환불자산 리스크, 재고자산 손실충당금 2584% 급증

환불자산 손실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관련 충당금도 대거 쌓았다. 2020년 33억원, 2021년 52억원 수준까지 늘려잡았다. 작년 전체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 64억6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환불자산에 대한 충당금 산정액만 무려 80%에 달하는 규모다. 금융리스 도입 전 2018년 재고손실액(2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584%가 급증했다.


청호나이스 경영진들은 연 1회 재고자산의 가치를 평가해 진부화, 시장가치 하락 등을 겪었다고 판단될 시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을 적립한다. 취득원가보다 많은 자금(매출액)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그 차이만큼을 손실로 매출원가에 가산한다.

청호나이스는 그동안 판매예측치를 기반으로 출하량을 조절해 왔기 때문에 재고자산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엔 소비 위축을 감안해 생산 목표치를 내려잡았고 재고도 기존 150억원 수준에서 134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금융리스 회계 하에 재고량 조절에 더욱 신중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약정기간이 긴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다. 주력제품인 정수기를 비롯해 최근 진출한 커피머신, 매트리스, 비데 등 다양한 제품군의 약정을 다양하게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금융리스 구조에서 매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약정할인제도를 도입했다"며 "소비자에게 월 렌탈료를 낮춰주면서 의무사용기간을 다 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업무효율성 개선에 나섰다. 10여명으로 구성된 TF는 신속한 업무 프로세스 구축, 재고자산·비용구조 효율성 강화 등 업무를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매일 재고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과거부터 축적해온 판매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예측과 판매상황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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