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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논란]‘발등에 불’ 중소운용사…TDF 상품 보강에도 ‘곡소리’③고비용 진입장벽…계열 사업자 부재로 편입 요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2-09-06 08: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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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본격 시행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으로 인해 관련업계가 분주하다. 사업자와 자산운용사들은 오는 10월 첫 번째 상품 승인을 위한 사전 준비에 한창이지만 논란도 여전하다. 고용노동부가 승인상품수를 소수로 제한하면서 과도한 포지티브 규제를 지적하거나 대형 자산운용사 상품에 대한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시키고 정기평가 기간을 3년으로 정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더벨은 디폴트옵션을 둘러싼 쟁점과 대응 현황을 5편에 걸쳐 자세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핵심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TDF 라인업이 없어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자산운용사가 대부분이다. 서둘러 TDF를 출시했더라도 과거수익률이 부재하거나 퇴직연금 사업자를 계열사로 두지 않아 편입 가능성은 희박하다.

◇디폴트옵션 핵심상품 TDF, 중소운용사 고비용 ‘진입장벽’

고용노동부가 오는 10월 첫 심의위원회를 열어 디폴트옵션 상품을 승인할 계획을 밝히면서 은행·증권·보험 각 업권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상품 마련에 분주하다. 사업자들은 이미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가능한 4개 유형에 포함되는 펀드들의 내역을 자산운용사들에 요청했으며 조만간 펀드 선정과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운용업계는 애초 디폴트옵션 상품 유형이 4개로 크게 제한된 가운데 결국 TDF와 BF가 포트폴리오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채권형 등 단기금융펀드가 포함되는 SVF는 파생결합사채(DLB) 등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체상품이 존재해 선택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SOC펀드의 경우 애초 공모상품수가 적은데다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다른 상품과의 만기 일치가 용이하지 않은 문제로 주목도가 떨어진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다. BF는 EMP(ETF Managed Portfolio) 라인업을 대부분 갖추고 있어 형편이 그나마 낫지만 TDF는 라인업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사실상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TDF 라인업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모두 18곳이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형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에 대부분 자금이 몰려있으며 이외에도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소수 자산운용사를 제외하면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잠재성이 주목받으면서 최근 수년간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TDF 출시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TDF는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계열 퇴직연금 사업자의 판매력에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일부 자산운용사의 TDF 운용규모가 확대된 데는 각 계열 증권사가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적립금을 크게 늘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TDF 시장에서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특히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TDF 진출을 꺼리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TDF의 운용상 특징도 한몫했다. TDF는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자산배분을 실행해 자산별로 전담 매니저를 따로 배치하는데다 수익자별 은퇴시점에 따라 2030, 2040, 2050 등 상품을 구분해 운용하기 때문에 TDF 전담 팀 또는 본부 단위 조직을 별도로 가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초기 비용이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소요되지만 정작 상품 출시 이후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으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TDF 출시에도 포트폴리오 포함 요원…채권형 하우스도 울상

계열 퇴직연금 사업자의 부재와 비용 대비 수익에 대한 의문으로 TDF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대표적인 곳이 독립계 자산운용사들이다. 하지만 지난 7월 확정기여형(DC)과 IRP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디폴트옵션 상품 진입을 목표로 TDF를 잇따라 내놓는 분위기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난달 TDF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독립계 자산운용사들이 TDF를 서둘러 출시했지만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당장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규 상품으로 트랙레코드가 없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단일 상품이나 포트폴리오 상품을 꾸려 고용노동부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퇴직연금 사업자들에게 배포한 상품승인신청서에는 3개월, 6개월, 1년, 3년, 설정 이후 등 기간별 과거수익률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 운용이력이 없을 경우 3년 투자 수행을 가정한 롤링수익률(Rolling Return)을 표기하도록 하고는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디폴트옵션 상품의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실제 운용수익률을 보유한 다른 펀드보다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애초 신청 단계에서부터 신규 출시된 TDF를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분석이다.

TDF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퇴직연금 사업자를 계열사로 두지 않은 자산운용사도 근심이 많다. 메리츠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TDF를 운용하고 있고 계열사로 증권사도 두고 있지만 정작 이들 계열 증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는 아닌 대표적인 하우스다. 다른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계열 자산운용사의 TDF를 대부분 포함시킬 것이 확실시되면서 계열 사업자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포트폴리오 편입이 요원하다.

채권형펀드가 중심인 자산운용사들도 고민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채권형펀드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로는 흥국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MMF나 단기채권형 펀드의 경우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가능한 유형인 SVF에 포함되지만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MMF나 단기채권형 펀드를 포함시킨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MMF나 단기채권형 펀드의 포지션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턱밑까지 상승했고 DLB 수익률도 4~5%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률이 2~3%에 불과한 MMF를 대체할 여지가 커졌다.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려면 매번 고용노동부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포함되지 못하면 향후 기존 상품 교체에 따른 진입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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