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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점검]발묶인 중소형조선소 출구 전략 '절반의 성공'⑭2008년 이후 구조조정 본격화…대부분 폐업·청산, 정상화 후 M&A 사례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2-09-05 08:02:17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은 한국 산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로 대변되는 산은의 기업금융 시스템은 경제 상황과 기업 여건 등 변화에 맞춰 모습을 달리해 왔다. 최근 몇 년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를 푸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성공한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더벨은 산은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을 살펴보고 현재 남아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KDB산업은행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산업과 함께 조선산업도 침체기를 겪기 시작했다. 대형조선소와 맞물려 중소형조선소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산은의 부담도 가중됐다.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소와 다르게 중소형조선소는 구조조정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조조정에 이은 민영화(M&A) 등에서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덜 받았다. 그러나 최근 산은은 중소형조선소 M&A에 잇따라 성공하며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중소형조선소 구조조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조선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으로 침체국면이 지속됐다. 드릴쉽 등 해양플랜트 수주 위축 등이 누적되면서 국내 조선업 전체는 위기를 맞았다. 침체는 2013년을 지나며 반등세가 시현될 때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이 시기를 넘어 2015년 이후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해운산업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조선산업 불황의 골은 더 컸다. 신조선 발주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각 조선소들의 현금창출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그 이전부터 쌓인 부실이 표면화됐다. 과거 호황기에 넉넉한 현금흐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부실이 불황기에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이 시기 국내 조선소 대부분이 파산 직전에 몰리는 등 위기를 맞았다.

산은은 전면에 나서 조선소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대형조선소와 중소형조선소 별로 전략을 달리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산은은 해운산업과 맞물려 조선산업 경쟁력 증가를 위해 KDB선박펀드 등을 만들어 해운업과 조선업으 동시에 지원했다.

산은 주도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대형조선소에게는 사업구조 고도화의 기회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등은 해양플랜트, LNG선 등 사업구조 고도화를 중심으로 출구전략을 짰다.

다만 중소형조선소는 양상이 조금 달랐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중소형조선소 전반의 합종연횡 및 퇴출이 시작됐다. 기존 24개 조선소를 7개로 줄이는 산업 합리화가 진행됐다. 당시 24개 조선소는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기업회생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중소형조선소는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21세기조선, 대한조선, 신아SB조선, 삼진조선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소형조선소 가운데 절반 가량은 현재 청산 및 폐업해 모습을 감췄다.


◇출구전략 마련한 산은…마지막 퍼즐도 맞출까

위안인 것은 몇 남지 않은 중소형조선소들에 대한 막바지 구조조정에서 최근 산은이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M&A를 통한 출구전략을 열었다. 업황도 최근 몇년동안 개선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현재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조선소는 대우조선해양 외에 그 계열인 대한조선과 삼우중공업, HJ중공업 및 그 계열, 케이조선, 대선조선 등이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대부분 조선소들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여전히 산은과 맺은 경영정상화 약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산은의 품을 떠나 정상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만큼 기대감은 크다.

우선 지난해 산은은 옛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및 그 계열 조선소 매각에 성공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인수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말 사명을 HJ중공업으로 변경했다. 동부건설은 내년 말 조선부문 흑자 달성을 목표로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HJ중공업의 조선 사업은 해군 대형수송함·대형상륙함·고속정 등 방산함정과 해경 경비함·잠수지원선·어업지도선 등 관공선, 신조선(상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신조선부문에선 친환경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대한조선도 최근 새 주인을 만났다. 산은은 올해 초 KHI인베스트먼트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계약을 완료했다. 최종 매각가는 2000억원이다. 대한조선은 2015년 회생절차 종료 후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약정을 맺고 채권단 관리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KHI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을 인수한 곳이다. 산은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케이조선과 대한조선 민영화에 모두 성공하며 중소형조선소 구조조정의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 퍼즐이 남았다. 빅딜이 깨진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그 자회사인 DSSC(대우조선해양 산동유한공사)과 삼우중공업 등은 여전히 해법을 차지 못했다. 대한조선 매각으로 숨통을 튼 산은의 새로운 출구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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