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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냉각기' 버틸 수 있을까 [thebell desk]

안영훈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2-09-13 08:08:1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산업, 쳥년 일자리 창출의 주역 등으로 일컬어지는 벤처·스타트업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벤처산업의 성장 동력이나 마찬가지인 벤처투자의 물줄기가 서서히 말라가는 탓이다.

그 어느때보다 호황을 누리며 제2 벤처붐을 보냈던 벤처투자 시장에 위기가 도래한 것은 불과 6개월 전이다. 벤처투자는 '펀딩→ 투자→ 회수' 등 3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는데 그 중 회수 시장에서 먼저 위기 신호가 울렸다.

연초 IPO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VC들의 엑시트 길이 막혔고 그 여파는 당장 투자시장의 냉각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좀더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을 이룰 투자처를 찾으면 된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펀딩 시장의 정상적인 뒷받침을 전제로 한 전략이었다.

얼마전 모태펀드의 정부 예산 감축 소식은 모든 것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올해 5200억원이었던 모태펀드 정부 예산은 내년 3135억원으로 줄어든다.

2020년 1조원, 2021년 8000억원 등 매년 감소세를 보였지만 유독 내년 감소 소식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현재의 상황 때문이다.

제2 벤처붐의 호황 속에 모태펀드의 회수 금액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정부 예산이 줄었어도 모태펀드 자체의 회수금액을 더해 모태펀드의 출자사업 규모는 올해까지 일정 부분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회수 시장의 위기가 도래한 탓에 모태펀드의 회수 금액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까지 줄어들면서 모태펀드의 지원 여력 감소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모태펀드의 상징성이다. 모태펀드는 수많은 벤처투자 정책자금 출자 기관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인데 모태펀드마저 지원여력이 줄어든다면 다른 정책자금도 덩달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정책 관련자들은 국내 벤처투자가 더 이상 정부 자금에 기대서는 안된다며 민간 모태펀드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이는 현실을 간과한 소리에 불과하다.

아직 국내 금융회사들의 벤처투자는 법적인 문제 등으로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친다. 일반 기업들의 대규모 출자도 시장이 지금처럼 위축된 상황에선 기대하기 쉽지 않다.

결국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 감축은 벤처투자 냉각기를 버티고 제2 벤처붐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모태펀드 예산 감축이 코로나 이후 가중된 지출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정부 부채 문제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해도 한가지는 꼭 기억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수년간 매년 수천억에서 1조원을 쏟아부으며 겨우 만들어 놓은 벤처투자 생태계를 한순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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