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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규의 승부수…리브랜딩 한투운용, ‘똘똘한 원 펀드’ 노리나 틈새시장 천착 지양…수요 입증 ‘메가 히트 상품’ 집중 전망

이민호 기자공개 2022-09-16 08:48: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리딩 운용사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투자수요가 불확실한 틈새시장에만 골몰하다가는 ETF 판을 뒤엎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수요가 몰리는 분야를 찾아 메가 히트 상품을 탄생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날(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ETF 브랜드명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08년 ‘KINDEX’ 브랜드를 공표한 지 약 14년 만이다. 현재 ‘KINDEX’ 브랜드를 내걸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 중인 ETF의 펀드명 변경도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ETF 리브랜딩은 올해 2월 취임한 배재규 대표(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 ETF 리딩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브랜드와 유사하다는 점, 방향성을 제대로 상징하지 못한다는 점, 투자자 시선을 끌 만한 특색이 없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기존 ‘KINDEX’ 브랜드명의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다만 ‘ACE’라는 브랜드명 자체보다 더 눈길을 끄는 점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리브랜딩을 기점으로 기존 대형 경쟁사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한 점이다. 배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ETF, TDF, OCIO 등 향후 중점 사업 분야를 언급해왔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 대표는 지나치게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블루오션 기초지수를 찾는 데 골몰하다 뚜렷한 성과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중소형 ETF 운용사들의 실패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수요가 액티브펀드에서 패시브펀드로 옮겨가면서 중소형 ETF 운용사들은 시장을 이미 장악하고 있던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차별화를 위해 두 운용사가 아직 운용하지 않은 기초지수를 찾는 데 매진했다.

외부 지수 사업자에 개발을 위탁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들였지만 설정 이후 투자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한계를 이겨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극적으로 늘린 중소형 ETF 운용사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오히려 정면승부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아 메가 히트 상품을 탄생시키기만 한다면 ETF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 ETF 운용사들의 시장점유율로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달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은 3조1846억원이다. 시장점유율 4.2%로 국내 22개 ETF 운용사 중 4위에 올라있다.

1위 삼성자산운용(42%)이나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38%)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3위 KB자산운용(7.4%)과는 순자산으로 따지면 2조6000억원 수준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메가 히트 상품이 탄생한다면 3위와의 격차를 좁히거나 뛰어넘는 것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배 대표 취임 이전이기는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ETF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경험이 있다. 2020년 8월 출시한 ‘한국투자KINDEX미국S&P500증권ETF’의 순자산이 국내 투자자의 미국증시 러시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더니 약 1년 반 만에 5500억원을 돌파하면서 ETF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미국 S&P500지수로 틈새지수나 신규지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출시한 신상품 라인업을 보더라도 정면승부의 의지는 잘 드러난다. 먼저 1월 ‘한국투자KINDEX중국과창판STAR50ETF’를 출시하면서 중국 투자 수요 회복에 대비해 관련 라인업을 보강했다.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동시에 출시했다. 중증지수유한공사가 발표하는 STAR50지수가 기초지수로 중국 과학기술 혁신기업이 투자대상이다.

이어 2월 내놓은 ‘한국투자KINDEX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ETF’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공유차 등 종목이 핵심이 된다. 순자산이 1조8000억원을 넘기면서 메가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은 자사 액티브펀드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의 성공에 착안해 ETF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하반기 중 반도체 관련 ETF도 선보일 예정이다. 반도체는 국내에서 투자 수요가 탄탄한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정면승부를 선언한 만큼 ETF 마케팅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시장 전반적인 투자 수요가 일정 수준 바탕이 되는 상황에서는 대형 운용사의 ETF가 아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로 가입할 유인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마케팅에서 해야하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지난 6월 ETF 마케팅 기능을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으로 재직했던 김찬영 전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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