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기획 카드 꺼낸 SM엔터, M&A 도화선되나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 2023년 이후 이익률 개선에 긍정적
김슬기 기자공개 2022-09-20 13:13:1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2: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종료 의사를 밝히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다. 계약 종료가 확실시되면 내년도 영업이익이 높아질 뿐 아니라 시장 내 저평가 요인이 사라지게 된다.시장에서는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라이크기획을 포기한 데는 인수합병(M&A) 추진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2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안정적인 현금을 가져다줬던 수익원을 포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경우 가격 협상력도 높아진다.
◇SM엔터, 2015년 이후 라이크기획에 1000억 이상 지급
지난 15일 SM엔터는 "프로듀싱 계약 상대방인 라이크기획으로부터 프로듀싱 계약의 조기 종료 의사를 수령한 바 이와 관련해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세워진 곳으로 이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SM엔터는 상장 후 줄곧 라이크기획에 인세를 지급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컸다.
SM엔터는 2015년 이후 라이크기획에 음악 관련 별도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하고 있다. 라이크기획은 소속가수의 음반과 음반의 음악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고 SM엔터는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해당 계약의 종료일은 2023년 말로 정했으나 이를 올해 말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라이크기획은 해당 계약을 통해 2015년 99억원, 2016년 110억원, 2017년 108억원, 2018년 145억원, 2019년 151억원, 2020년 129억원, 2021년 240억원, 올 상반기 114억원을 받았다. 2016년 이후 라이크기획이 받아간 돈은 1000억원이 넘는다. 2000년으로 시계열을 넓히면 1500억원에 달한다. 해당 비용은 고스란히 SM엔터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올 상반기 SM엔터의 연결기준 매출은 3539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라이크기획에 지급된 비용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500억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영업이익률은 기존 10.9%에서 14.1%로 올라가게 된다. 영업이익률이 단숨에 3.2%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종료되면 내년 300억원대의 이익이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2023년 SM엔터 연결 매출 9487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으로 추정했다. 만약 해당 계약 종료가 가시화되면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도 1400억원대로 높아지게 된다.
그간 SM엔터는 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JYP엔터에도 시가총액에 밀려왔다. JYP엔터의 상반기 매출은 1355억원으로 SM엔터의 38% 정도다.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SM엔터를 앞선다. 향후 SM엔터의 실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가 되면 시장에서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진척없는 지분 매각, 주가 상승으로 효과 볼까
시장에서는 이번 라이크기획과의 조기종료 검토 선언은 올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운동 영향도 컸지만 현재 이 프로듀서가 본인의 지분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데 더 무게를 뒀다. 2019년에도 SM엔터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KB자산운용으로부터 라이크기획 개선을 위한 주주서한을 받기도 했다.
SM엔터 최대주주인 이 프로듀서는 최근 2년간 본인이 보유한 지분 439만여주(18.46%)를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CJ ENM, 올해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유력한 원매자로 꼽혔다. 하지만 세부조건들과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지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된 영향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는 그간 SM엔터의 저평가 요인을 제거하는 것으로 향후 주가를 높일 수 있다. 이 프로듀서가 가진 지분가치 역시 증가하게 된다. 지난 15일 종가기준으로 2800억원대였던 지분가치는 16일 현재 주가가 17% 가량 상승하면서 33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간 이 프로듀서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7000억원 이상으로 매각가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 상황에서 이를 관철시키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단 라이크기획과의 자문계약을 포기하고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이크기획은 이 프로듀서가 합법적으로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수단이었는데 이를 포기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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