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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주주명부 폐쇄일 개정...배당규모 먼저 결정한다 [배당 절차 선진화]①금융위 자본시장과, 연내 제도개선 방안 발표…배당 투명성 제고

문누리 기자공개 2022-09-29 07:40:0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08:3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주주명부 폐쇄일을 손보는 등 배당 기준일 조정에 나선다. 사전에 배당금 규모를 확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등 금융 선진국보다 경직된 자본시장 제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한다는 지적에서다. 연내 새 정책 발표를 거쳐 이사회 및 주주총회 배당금 규모 결정을 주주명부 폐쇄보다 앞서게 하는 방식 등으로 배당 투명성을 제고하고 중장기적으론 배당성향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내용: 금융당국, 연내 배당 관련 새 정책 발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가 배당 관련 새로운 정책 준비에 들어갔다. 실제적인 제도 적용 시기는 이르면 내년부터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내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고 발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엔 주주명부폐쇄를 먼저해 배당금 기준일을 설정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지급여부 및 규모를 결정, 배당금 지급까지 이어졌다. 새 제도의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먼저 배당금 지급 및 규모 등 관련 내용을 결정하고 나서 주주명부 폐쇄를 하는 방식으로 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다.


예컨대 12월 말 결산하는 기업의 경우 1월 말~2월 초 여는 이사회를 통해 배당금 지급여부와 규모를 먼저 결정하게 된다. 이어지는 3월 주주총회 결의 전후에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다같이 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배당 기준이 되는 주주명부 폐쇄를 주주총회 이후인 4월초에 하기 때문이다. 배당금 실제 지급은 4월 내 마무리하게 되면서 주주명부 폐쇄 시기와 지급일까지의 간극을 한달 내로 좁힌다.

금융위는 올해 4분기 내 세미나를 열고 학계·연구원·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목적: 배당금 규모 등 주주투자 정보 투명성 제고

기존에는 매년 12월 말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폐쇄해 배당을 받을 대상을 먼저 확정하고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주주는 배당금 규모 등 관련 정보 없이 회사에 투자하는 상황이라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생긴다.

3월에 배당금 규모가 정해진 뒤에야 4월 중 실제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주주가 배당받는 시차 문제도 거론된다. 시장에서 주주들이 투자할 때 배당금 등 정보를 미리 알게 하고 실제 배당도 빠른 시일 내 받게 하겠다는 목적이다.




◇배경: 미국 등 금융 선진국과의 제도 격차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의 발언이 제도 개편의 시초가 됐다. 배당 기준일이 배당 결정보다 앞에 있어 배당 성향을 유추해야 하는 독특한 배당 지급관행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달 15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달리 배당금이 결정되기도 전에 배당받을 주주가 확정돼 시장의 판단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면서 "이것이 낮은 배당성향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 살펴볼 이슈가 많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배당절차가 우리나라와 달라 배당결의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먼저 정한 다음 주주명부를 폐쇄한다. 배당받을 주주가 명부폐쇄 전부터 배당금 규모를 보고 투자할 주식을 판단 가능한 구조다.

미국 기업들은 이사회가 배당금 규모와 배당기준일을 정한다. 여기에 배당금 실제 지급일도 배당기준일인 분기말일부터 2~3주 내라 주주가 배당금을 빠른 시일 내 확보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미국 애플이 있다. 애플은 연초나 상반기 말 등에 배당 정보를 확정해 공개하고 누가 배당받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일을 사후에 정하는 구조다. 예컨대 7월에 확정 공시를 하면 8월 초에 배당 기준일이 있고 8월 중순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배당을 위해 차입까지 진행한다. 애플은 지난달 1일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위해 5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7월에도 만기가 다른 회사채 4종을 발행해 65억 달러를 조달했다.

◇영향: 기업별 배당전략 및 IR전략 강화, 외국인투자 확대 예상

이번 개편을 통해 배당 투자의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연간 분기·반기 배당을 늘리거나 배당성향까지 확대하는 기업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배당금 규모를 투자 전에 확인하게 되면 주가 부양과 주주 관리에 신경쓰는 기업들의 경우 주주에 유리한 배당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배당 관련 전략과 IR를 활성화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주주친화적인 국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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