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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ODM 2세 경영]미래 청사진 그리는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 '디지털+OBM' 꽂혔다'스마트 팩토리' 구현으로 소비자 접점 확대, ODM 고도화 모색

김규희 기자공개 2022-09-26 08:03:08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 제조시장의 오너 2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을 누비고 있다. 1세대 창업주와 한층 차별화된 성장 전략과 비전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제 첫발을 뗀 이들의 홀로서기는 고유의 영토 구축과 맞물려 뷰티시장의 미래에도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고 있는 주요 화장품 ODM 기업의 2세 경영 발자취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맥스는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창업주 이경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장남인 이병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전면에 나섰다. 이 사장이 2005년 중국 생산본부에 첫 발을 내딛은 지 15년 만이다.

이 대표는 대표 취임과 동시에 코스맥스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시장환경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OBM) 사업 역량을 강화해 미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 중국사업 주도한 ‘중국통’, 코스맥스 성장의 주역

코스맥스 2세 경영 구도는 어느정도 큰 틀이 잡힌 상태다. 이 회장이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을 전부 보유하고 있어 후계구도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장남 이병만 사장이 주력 계열사 코스맥스를 총괄하면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사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중국에서의 높은 성과 덕분이다. 이 사장은 자신의 이력 대부분을 중국 관련 업무에 집중하며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쌓았고 이를 토대로 실적 상승을 이끌 수 있었다.

1978년 서울 출생인 이 사장은 서울고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코스맥스에 입사해 중국 업무를 담당했다. 초기에는 물류부터 구매까지 유통 관련 업무를 전담했지만 이듬해부터는 생산 및 생산 운영을 책임지며 공장 운영의 기초를 익혔다. 같은 시기 상하이 교통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해 경영학 석사(E-MBA) 학위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이 사장은 중국에 대해 다른 ODM사들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당시 대부분의 글로벌 ODM사는 중국을 단지 생산 공장으로 여겼지만 이 사장은 소비 시장으로 바라봤다.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국 현지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했고,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지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다국적 화장품 기업 등에 대해서도 제품을 공급하며 성장가도를 이어갔다.

생산시설도 2013년 광저우공장, 2017년 상하이2공장, 2019년 광저우B공장 등 잇따라 늘리며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브랜드사 수준의 높은 제품 경쟁력과 빠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실제로 코스맥스의 중국 매출액은 2017년 3713억원에서 2018년 4776억원, 2019년 4818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됐던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4677억원, 6499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화장품 업계가 매출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코스맥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사장은 화장품 대신 손 소독제 생산량을 늘리는 결단을 내렸고 떨어진 매출 하락폭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 사장은 코스맥스 생산부터 영업까지 두루 경험한 인물”이라며 “중국사업을 주도해왔으며 한국법인에서도 해외마케팅을 총괄하는 등 글로벌 마켓 전문가”라고 말했다.

[자료=사업보고서 등]

◇ 화장품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 사업체질 ‘디지털’로 전환

이병만 사장은 경영 최일선에 나선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내부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고객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연계)을 통해 ‘디지털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디지털사업본부(DT)를 신설하고 디지털 전환 과제를 맡겼다. 외부에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했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와 빅데이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으로 연구 개발·생산·공급·마케팅 등 전 분야를 플랫폼화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화장품 개발 온라인 플랫폼 ‘코스맥스 플러스’에는 이 사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장품 시장이 고객 경험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만큼 화장품 개발 전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했다. 글로벌 고객사뿐 아니라 인디 브랜드와 1인 인플루언서까지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 했다.

이는 곧바로 OBM(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 육성 전략으로 이어진다. OBM은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기획·개발·생산하는 ODM(주문자개발생산) 방식에서 나아가 브랜딩과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화장품 ODM 전문기업에서 OBM 기업으로 진화해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자동 구매 발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화장품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 구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역시 이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 사장은 스마트 팩토리 구현 등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동시에 ODM 사업 고도화와 OBM 육성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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