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 신임 이사로 일본 롯데홀딩스가 선임한 바이오 자문역이 입성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해 외부 기술자와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 변화가 추진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영에 좀더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달 말 기타비상무이사였던 마코토미야시타 이사가 사임하고 백현준 이사가 신임됐다고 밝혔다. 이사 변경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을 움직이는 지주사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다.


기존 이사였던 마코토미야시타는 일본 롯데홀딩스 전략기획부 부장이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다 이직한 인물로 금융분야의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바이오 기술에 대해선 이해도가 낮았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의사소통에도 한계가 있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서 활약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신임된 백 이사는 에이브랙스 재팬(Abrax Japan)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액슬 캐피탈(Axil Capital)이라는 바이오 전문 벤처 캐피탈의 자문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물론 롯데홀딩스와도 관계가 없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가 전문성 보강을 위해 백 이사와 자문 용역계약을 맺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이사회까지 입성하게 됐다.

백 이사는 일본 교토대에서 고분자화학 석사를,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운대에서 생화학학 박사를 마쳤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티슈 제네시스(Tissue Genesis)라는 회사의 연구자로 시작해 20년 이상 바이오 업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건 물론 줄기세포 분야의 특허 등도 소유하고 있다.

그가 근무하는 에이브랙스 재팬은 2020년 6월 칸바야시 타쿠(上林 拓) 미국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병리학 부교수가 설립한 회사다. 사이토카인인 '흉선간질성 림프구 신생인자 TSLP 기반 아토피 치료제인 'ABX-919'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국소 의약품 CDMO 기업인 터거스 파마(Tergus Pharma)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호주임상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이사 교체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영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예고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연말 시러큐스 공장 인수의 대금 납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가동에 나선다.

일본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그룹과 마찬가지로 유통 중심의 경영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바이오 등 신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뿐 아니라 롯데헬스케어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안에 대해선 한국 롯데그룹은 잘 알지 못한다"며 "이번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참여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단순 용역계약 관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