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카카오 블랙아웃 나비효과]총수까지 불똥…SK·카카오 동맹 영향은피해보상 목소리 높아지며 책임소재에 관심, 대립 가능성↑

김위수 기자공개 2022-10-20 07:32:2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대에 선다. 결국 불똥이 총수에게 튄 가운데 사고의 원인을 놓고 SK C&C와 카카오가 책임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협업관계를 유지해온 SK그룹과 카카오의 사이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불편한 동맹 이어온 SK·카카오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기는 했지만 SK와 카카오는 이전까지 불편한 관계였다. 시작은 2010년대 초반 카카오톡이 출시된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신사의 핵심 먹거리인 메신저, 통화 서비스를 무료로 출시하며 카카오와 통신업계의 대립이 시작됐다.

통신사 중에서도 SK텔레콤과의 대립각이 가장 컸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사업분야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겹치는 양상을 보이며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메신저, 통화 서비스 외에도 내비게이션, 택시호출, 인공지능(AI), 음원 플랫폼, 커머스 등 대부분의 ICT 사업 영역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SK텔레콤의 가장 큰 경쟁자는 같은 통신사인 KT, LG유플러스보다 카카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이런 이유에서 2019년 SK텔레콤과 카카오간의 지분교환을 두고 '적과의 동침'이라는 표현을 썼다.


두 회사간 지분교환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총수격인 최태원 회장과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간의 의지라고 전해진다. 5세대이동통신(5G) 시대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출혈경쟁보다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끼리 손을 잡고 시너지를 내자는 취지였다.

이후 SK그룹과 카카오 계열사간 협업이 실제로 이뤄지기도 했다. SK가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사업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2020년 체결했고, SK스퀘어가 카카오계열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도 80억을 투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후에는 김 전 의장에게 직접 제안해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책임공방 이어질 듯…동맹에 영향 미칠까

이 가운데 SK C&C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와 SK가 책임소재를 두고 다툴 여지가 커졌다. 서비스 운영사인 카카오는 우선적으로 보상에 나서고 추후 SK 측과 손해배상 논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카카오의 피해규모는 200억원 안팎이다. 카카오가 지급할 손해배상액을 더하면 금액이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이 나타나는 점도 변수다. LKB앤파트너스는 카카오톡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등 공동소송을 추진할 예정이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민주택시)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피해보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책임소재를 가려내는 일이 중요해졌다. 재난상황에 대비한 충분한 복구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카카오와 시설관리 미비로 '재난'을 초래한 SK C&C에 대한 지적이 모두 제기되고 있다.


양사의 공식입장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카카오는 "15일 카카오가 입주해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우선적으로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17일 공시했다.

SK㈜는 "판교 데이터 센터는 관련 법의 안전 규정에 따라 검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해 왔으나, 이번같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만큼 보완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실행하여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서비스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같은날 밝혔다.

카카오의 경우 사고의 원인이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난 화재임을 명확히 하고 배상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반해 SK㈜에서는 사고가 불의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화재직후 초기 대응과 관련 SK C&C에서는 소방당국의 요청을 받고 고객사에 양해를 구하고 전체 서버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는 양해가 아닌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원인 파악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을 정도로 사태가 엄중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4일 실시할 종합감사에 최 회장과 김 전 의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업에서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국감 총수 소환까지 번진만큼 책임을 두고 보다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가 양측의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은 원인을 밝히는 일이 우선일 것"이라면서도 "사업이라는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첨예한 대립이 있으면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어느정도 영향이 미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