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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헤지펀드 역성장, 재투자 여력 '뚝뚝' 월간 신규 결성 급감세 뚜렷…수익률 저조, 절대수익 간판 '글쎄'

양정우 기자공개 2022-10-26 08:12:26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헤지펀드 시장이 우려해왔던 역성장 기조가 현실화됐다.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 추세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결국 재투자 여력의 소진으로 시장 위축의 국면을 맞이했다.

헤지펀드 시장은 최소가입금액(3억원)이라는 허들에 따라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가 주요 고객이다. 이런 특성상 기투자 상품에서 거둔 수익을 재투자하려는 수요가 펀드레이징의 핵심 재원이다. 하지만 불황 장세가 이어지자 헤지펀드 역시 저조한 수익률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증권사 PBS 계약 기준)은 지난달 9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총 41조8435억원을 기록해 8월 말 42조8177억원보다 2.27%(9742억원) 줄어들었다.

지난달 전체 청산 펀드의 볼륨은 1조4000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새롭게 조성된 헤지펀드가 총 3930억원 규모에 불과해 시장 위축의 사이클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의 경우 새롭게 출시된 펀드가 4948억원이었던 만큼 신규 결성액이 2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올들어 글로벌 자산 시장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헤지펀드 시장은 완만하게 성장해왔다. 이런 흐름 차이는 헤지펀드의 수익자가 아무래도 일반 개인과는 결이 다른 고객이기 때문이다. 물론 펀드 비히클 자체가 폐쇄형 구조가 많아 즉각 환매 요청에 나서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 급락기에 매월 조 단위로 펀드가 결성된 덕에 시장 볼륨이 계속 확대됐었다.


역성장 흐름으로 돌아선 배경엔 무엇보다 재투자 여력의 위축이 자리잡고 있다. 헤지펀드의 개인 고객은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자산가가 주를 이룬다. 비록 최소가입금액이 3억원이지만 손실 리스크가 큰 헤지펀드에 손에 쥔 현금을 모두 투자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원을 보유한 자산가가 주로 헤지펀드 운용사를 찾는다.

기관 고객의 경우 부동산펀드나 프로젝트펀드 등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운용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헤지펀드에 가입하는 게 대다수다. 기존 투자군에 헤지펀드를 포함하면 변동성이 낮아지기에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역시 폭발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런 구조적 여건 탓에 신규 상품의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성공여부는 기존 고객의 재투자가 핵심이다. 견조한 성적으로 순조롭게 청산한 펀드의 수익자가 다시 새로운 상품에 그대로 가입하는 게 운용사가 기대하는 선순환 흐름이다. 이런 재투자 여력이 사라지면 인지도가 최상위권이 아닌 하우스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게 녹록지 않다.

기존 고객이 헤지펀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건 단연 수익률 때문이다. 국내 전체 헤지펀드의 지난달 1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45%로 집계됐다. 월간 수익률은 7월 1.7%에서 8월 0.8%로 떨어졌고 이번에 마이너스 수치로 추락했다. 지난달 전체 헤지펀드(2818개)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2067개)가 73%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자 시중은행의 예금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예금(예금자보호한도 5000만원)은 연 5% 상품까지 등장했다. 펀드가 한 자리 수의 플러스 성적으로 청산하는 선방을 거두더라도 수익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헤지펀드를 등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한 운용사 대표는 "헤지펀드의 '헤지(Hedge)'는 울타리라는 뜻"이라며 "본래 어떤 위험에서도 방지책을 마련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폭락장 앞에서 장사가 없겠지만 이 중에서도 절대 수익을 이뤄낸 상품이 드문 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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