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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플랫폼 유니버스]'오늘의집' 버킷플레이스, 인테리어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①‘온라인 집들이’ 인테리어 욕구 자극, 이사·수리 등으로 영토 확장

김규희 기자공개 2022-10-24 08:05:07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이 의식주 등 삶의 깊숙한 영역까지 침투해 국내 소매 유통 시장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의 주류가 대형화와 입지, 집객 등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차별화된 상품과 표준화, 편의성 등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토대로 플랫폼 기업들은 리빙과 여행, 자동차, 중고거래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소매 유통의 패더라임을 바꾸고 있는 주요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의 현주소와 방향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 중인 버킷플레이스는 출범 8년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에 등극했다. 창업 초기 매출도 투자도 받지 못했던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2조원의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공간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가치였다.

앱 이용자가 직접 꾸민 집 사진을 올리는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테리어 욕구를 자극했다. 급격하게 늘어난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본격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버킷플레이스는 시리즈D 투자유치까지 마쳤지만 여전히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이사, 수리, 배송 등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 전반을 다루는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온라인 집들이’ 인테리어 욕구 자극, 출범 8년만 유니콘 등극

창업자인 이승재 대표는 2013년 우연히 지인 집을 방문한 뒤 충격을 받았다. 한 쪽 벽엔 자전거가 놓여져 있고 부엌엔 맥주병과 와인병이 줄지어있었다. 또다른 한 켠엔 책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 전까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나 원룸에서 생활했던 이 대표는 ‘집이 바뀔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듬해 7월 버킷플레이스를 설립하고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론칭했다. 오늘의집의 초창기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유저들에게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테리어 전문가의 사례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급했지만 유저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훌륭한 디자인이었지만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여기서 등장한 게 ‘온라인 집들이’다. 온라인 집들이는 지금의 오늘의집을 만들어 준 킬러 콘텐츠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직접 꾸민 집 사진을 업로드하고 설명하는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다. 예쁘게 꾸며진 집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리며 앱 이용자수가 급증했다.

2016년 버킷플레이스는 커머스 기능을 도입했다. 인테리어 사진에 나와있는 가구나 소품을 누르면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화면으로 연결시켰다. 온라인 집들이를 즐기면서 인테리어 욕구까지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식이다.

오늘의집은 가구 등 인테리어 상품 거래 몰(mall) 역할을 수행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오늘의집을 찾는 이용자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6월 기준 507만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앱 이용객이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매출도 증대됐다. 버킷플레스의 2018년 매출액은 72억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에는 24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20년에는 75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매출 1176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자료=감사보고서>

◇ 공격적 외형 확장, '이사·집수리·배송' 포트폴리오 다각화

버킷플레이스는 올 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유니콘 기업에 포함됐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5월에는 23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평가됐다. 2020년 말 시리즈C 투자유치 때는 8000억원으로 평가됐지만 1년 6개월만에 가치가 2.5배 상승했다.

오늘의집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몰두하고 있다. 인테리어부터 집수리, 이사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종합 인테리어 플랫폼’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직접 물류 서비스에 나섰다. 가구는 타 제품군과 달리 배송 과정에서 파손이 많이 발생하고 부피가 크고 무거워 별도의 설치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에 버킷플레이스는 2020년 물류조직을 구성하고 경기도 포천에서 테스트 운영을 거쳐 지난해부터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센터 구축과 함께 직매입이 가능해졌고 이는 수익성 향상뿐 아니라 배송기간 단축 등 고객 만족도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집수리 스타트업 ‘집다’를 인수해 생활수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수리 서비스를 신청하면 홈 서비스 기사인 엔지니(엔지니어+지니)가 집을 방문해 전구 교체나 커튼 설치, 욕실 수전 교체, 배관 수리 등 작업을 대신해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부산, 대구, 대전 등 광역 거점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올해 1월에는 이사 서비스도 출시했다. 집과 관련된 일을 오늘의집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테리어 라이프사이클 중 가장 앞단에 있는 이사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기존에 확인이 어려웠던 보험가입증서, 사업허가증, 식대 요청 여부, 바닥 보강 자재 사용 등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차별화를 뒀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온라인 가구 플랫폼 ‘힙밴’도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올해 8월 오늘의집 일본 버전 ‘오하우스(oHouse)'를 공식 론칭했다. 일본의 오하우스가 버킷플레이스의 글로벌 사업 경영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버킷플레이스 관계자는 “단기적 수익 개선을 위한 운영보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내 장식을 넘어 생활 전반을 다루는 슈퍼 앱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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