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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분할했던 '리큐온' 10개월만에 다시 합치는 이유는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 위해 스핀오프, 대규모 임상자금 부담 영향

최은진 기자공개 2022-10-26 16:59:3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이 지난해 말 항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기 위해 스핀오프 한 신약개발사를 단 10개월만에 다시 흡수합병한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신생기업이 자체 조달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보령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종속기업 리큐온의 합병을 결정했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이기 때문에 별도의 주주총회 등의 절차는 생략한다. 합병 완료 예정일은 12월 28일이다.

리큐온은 작년 12월 16일 설립됐다. 보령이 5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김봉석 보령 R&D센터장이 유일한 경영진(사내이사)이다. 김 센터장이 양사의 R&D를 겸직하는 형태다.

당시 보령은 항암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로 리큐온을 독립시켰다. 보령이 보유한 항암 파이프라인 'BR101801'을 리큐온에 넘기기도 했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림프종 치료물질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a상을 진행했다.

리큐온 설립 3일 전인 작년 12월 13일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총 9명의 PTCL(말초 T세포 림프종, Peripheral T-Cell Lymphoma) 환자 중 1명에게 '완전관해', 2명에게 '부분관해'를 확인했다는 결과였다.

보령이 임상 결과를 확인한 직후 곧바로 리큐온을 설립한 것으로 보아 해당 파이프라인만을 독자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단 10개월만에 리큐온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건 자금문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큐온은 상반기 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43억원의 부채도 발생했다. 매출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R&D 투자만 하기엔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BR101801'은 국내서 임상 1a/2상이 진행되고 있다. 추후 상당한 임상자금이 더 필요하다. 당장 리큐온 독자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만큼 보령이 추가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령은 굳이 리큐온을 별도의 자회사로 둘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김 센터장이 보령과 리큐온 R&D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의 의미도 없다고 봤다. 보령은 공시를 통해서도 합병 사유에 대해 '유사 사업부문 통합을 통한 경영 효율성 증대'라고 밝혔다.

또 신생기업인 리큐온보다는 보령을 통해 자금조달 하는 게 더 용이하다고 봤다. 보령은 상장사 지위인 만큼 차입은 물론 유상증자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보령은 자금조달 문제 뿐 아니라 'BR101801'에 대한 R&D 전략을 변경했다는 점도 합병 배경으로 꼽았다.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사업개발 및 판매전략을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리큐온이라는 신규 브랜드보다는 보령이라는 익숙한 브랜드가 사업개발 및 협업사를 찾는 데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보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전략을 다시 세우면서 합병을 결의하게 됐다"며 "보령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하고 자금조달하는 게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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