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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펄어비스, 개발자 문화 변화 주축…보상은 확실히⑬업계 최초 포괄임금제 폐지, 연봉 인상·자사주 지급…신작 부진 타개 모멘텀 필요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01 13:10:26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는 업계 최초로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하며 노동 시장 변화를 주도했다. 신작 출시 직전 밤샘이 기본이었던 개발자들에게 잔업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야근을 제한했다. 작년에도 전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인상했고 자사주 정책도 업그레이드하며 확실한 보상 기조를 이어왔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매출이 부진하며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중됐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이 흥행몰이에 실패하고 신작 개발이 계속해서 지연되며 이를 타개할 모멘텀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과 근무 시간 따른 보상 주도, '스톡 그랜트' 도입

코로나19 이전 게임업계 노동 시장에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으로는 포괄임금제 폐지가 꼽힌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계약 체결 시 연장 및 야간, 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해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 근로 시간을 따지지 않고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게임업계에서는 근무 환경 변화가 불가피했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게임 개발자들은 수면도 포기하며 연장 근무를 지속하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Crunch Mode)'에 돌입하곤 했기 때문이다.

2017년 펄어비스는 업계에서 최초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야근 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직원들의 근로 시간에 맞춰 초과 근무에 따른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게 됐다. 이듬해 웹젠과 위메이드가 여기 동참했고 그다음 해부터 대다수 게임사가 포괄임금제 폐지에 합의했다.

지난해 넥슨이 시작한 연봉 인상 열풍 때도 펄어비스는 '키 맞추기'에 나섰다. 그해 1월 연봉 협상에 따라 인상한 연봉 외에 800만원을 추가로 올려 4월부터 반영했다. 직원들의 노고에 따른 보상으로 추가 보상금 200만원도 일괄 지급했다. 이와 더불어 자사주 프로그램 '스톡 그랜트'도 도입했다.


펄어비스의 직원 수는 조금씩 등락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 2018년 말 647명에서 올 6월 말에는 895명 수준으로 늘었다. 직원 급여총액도 같은 기간 341억원에서 814억원으로 2배 넘게 불어났다.

특히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최근 몇 년 새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8년 5300만원에서 이듬해 7300만원으로 오르더니 작년에는 8800만원에 달했다. 2020년과 작년 기준으로는 넷마블보다도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이 높았다.

◇인건비는 올랐는데…기약 없이 연기되는 신작 출시 일정

펄어비스가 넉넉한 보상을 할 수 있던 건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에서 꾸준히 이익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부터 서비스해왔는데 2018년에는 모바일, 2019년에는 콘솔로 플랫폼을 확장해 재미를 봤다. 2018년 4048억원이었던 펄어비스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019년 535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듬해부터는 매출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4888억원에 이어 지난해 4038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에 반해 인건비는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2018년 펄어비스의 인건비는 579억원 수준이었다. 2019년 1178억원, 2020년 1262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1675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943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인력 구성을 보면 올 6월 말 기준 개발직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64.5%로 1년 전과 비교해 5.7% 증가했다.

그 여파로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2020년에는 15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에는 430억원으로 줄더니 올해에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이 아쉬운 성과를 거두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10억원에 채 미치지 못했다. 임직원 스톡 그랜트를 포함한 상여금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검은사막 외 IP 다각화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붉은사막', '도깨비(DokeV)', '플랜8(Plan 8)' 등 신작을 예고했는데 개발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출시를 앞둔 붉은사막의 경우 올해 12월에서 내년 6월, 8월, 12월로 론칭 일정이 조정됐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차기 기대작 붉은사막 PC·콘솔 글로벌 출시 일정이 내년 하반기로 재조정됨에 따라 향후 1년간은 신작 모멘텀 공백기"라며 "동시에 기존 라인업으로는 실적 부진 해소가 어렵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도 공백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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