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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텔레콤 미션]통신사는 왜 AI에 사활을 걸었나①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자신감, B2B·해외 시장 등 공략 가능…그룹 안팎 동맹 형성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03 13:10:14

[편집자주]

텔레콤(telecom)은 전기 통신 서비스 업체를 뜻한다. 하지만 통신사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통신망을 깔고 다달이 요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통신 기술을 고도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종산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 각 사가 새로운 사업에 접근하는 전략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1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 3사가 공통으로 가장 많이 힘을 싣는 사업 분야를 꼽자면 단연 인공지능(AI)이다.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통신 사업처럼 국내 B2C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 시장과 B2B 영역을 공략할 수 있어 외연 확장에도 유리하다.

이들은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현 수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혼자서는 모든 작업을 하기 어려운 만큼 그룹 안팎에서 동맹을 형성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다만 자회사 및 관계사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힘을 싣는 영역은 조금씩 다르다.

◇SKT, 글로벌 AI 컴퍼니 목표…반도체와 접목 강점

'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 SK텔레콤은 1년 전 SK스퀘어와 분할한 이후 유무선 통신 인프라와 ICT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미 작년 3월 SK텔레콤은 AI 전략 태스크포스(TF) '아폴로(Apollo)'를 만들며 밑그림을 그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는 올 2월 SK텔레콤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의 조력자로 나서기도 했다.

현재 아폴로 조직 인원은 300명을 훌쩍 넘었다. 최 회장은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아폴로 TF를 정규 조직으로 확대하고 리소스를 대폭 보강할 것을 약속했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그룹 전체의 AI 사업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외부에서도 강력한 우호 세력을 만들었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카카오와 함께 AI 초협력을 위해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미래 AI 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 기술 저변 확대 차원에서 CTO급 워크숍도 수시로 진행했다. 3사는 협의체 규모를 글로벌 AI 얼라이언스(동맹체)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최태원 SK 회장이 SK텔레콤 AI 사업을 담당하는 아폴로TF 구성원들과 진행한 타운홀 미팅.

통신 3사 중에서는 AI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지만 SK하이닉스와 AI 반도체 사업에서 협업이 가능하다. 실제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사는 올 1월부터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에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설계 전문법인(팹리스) 사피온(SAPEON)을 설립했다.

AI 반도체는 모빌리티나 로봇, 미디어, 안전·보안,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2020년 국내 최초 AI 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선보였다. 내년 추가로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역량을 접목해 방대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KT, 'AI 협력 플랫폼' 기반 기술 고도화…가장 다양한 사업 분야 진출 예고

KT는 구현모 대표 체제하에서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AI를 비롯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DX)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골자다. 이미 B2B 및 디지코 사업 부문 서비스매출은 전체의 41% 수준을 차지한다.

실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다양한 사업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특히 디지코 사업에 해당하는 미디어 콘텐츠나 클라우드, 부동산 등 그룹사 포트폴리오와 맞물려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 6월에는 2026년까지 5년간 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AI, 로봇, 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등 디지코 분야에 1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국내 최대 콜센터 운영경험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운영하고 있고 영상 AI 및 초거대 AI 사업, 로봇 플랫폼 등 영역으로 확장을 예고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력 체제를 구축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020년 2월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AI 원팀에 합류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 △한양대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우리은행 등이 참여한 산학연 협력 모델이다. 이들은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거대 AI' 개발에 나섰다.

나아가 최근에는 AI 스타트업 전문가 협의체인 '코리아 스타트업(Korea Startup) 100'의 솔루션을 원팀 참여 기업에 적극 도입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이를 통해 'AI 협력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AI 원팀 결성 협약식. 왼쪽부터 김명준 ETRI 원장, 신성철 KAIST 총장, 구현모 KT 사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방대한 데이터 자랑하는 엑사원…LGU+ 특화 서비스 준비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단독으로 움직이는 대신 그룹 차원에서 LG AI연구원 주도로 초거대 AI 개발에 집중했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디지털 전환 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만든 AI 싱크탱크로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 및 AI 난제 해결 역할을 맡고 있다.

LG유플러스 외에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여기 참여했다. 이후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R&D)에 20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작년 12월 LG AI연구원이 선보인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은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등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이해하고 변환할 수 있는 멀티 모달(multi-modality)을 특징으로 갖고 있다. 데이터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에 이른다.


다만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자체 AI 브랜드 '익시(ixi)'를 내놓으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원천 기술이나 초거대 AI는 LG AI연구원이 주도하지만 실용 분야나 상품화는 LG유플러스가 직접 맡는 체계다.

지난 9월 '유플러스 3.0' 시대 개막을 선포하면서 전통 통신사업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 기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자기 완결형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을 중심으로 AICC, AI 기반 승부예측 커뮤니티 '스포키' 등 신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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