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상사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코스닥 상장사 ‘JTC‘ 창업주인 구철모 회장 입장에서는 구구절절 공감할 말일 수도 있겠다. 구 회장은 1993년 5월 일본 벳푸에서 유학하던 중에 JTC를 창업한 이후 매출 5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JTC는 일본 현지에서 관광객 상대로 면세상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JTC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시점은 2018년 4월이다. 평범한 유학생에서 중견기업 CEO로 자수성가한 구 회장이 20여년 만에 고국으로 금의환향한 것이다. 구 회장은 당시 국내 면세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고자 했다. 여기에 도쿄올림픽이라는 호재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JTC의 성장 가도를 의심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2019년 한·일 무역분쟁이라는 변수가 불거지면서 일본을 방문하는 국내 관광객이 줄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명상을 입었다. 실제로 2019년까지 5592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연결기준)은 2020년 182억원으로 96.7% 줄었다.
수익은 말할 것도 없다. 2020년의 경우 매출액은 182억원인 반면 영업손실은 59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마이너스(-) 326.3%다. 여기에 상장폐지 리스크도 어른거리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세전손실)이 자본총계의 50%를 초과해 이미 관리종목 신세다. 올해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다.
위기가 들불처럼 번질 수록 시장의 이목은 구 회장에 쏠렸다. 항간에는 자진 상장폐지를 택하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통상 경영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장사보단 비상장사로 돌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었다. 비상장사는 경영상 신속한 의사결정도 가능할뿐더러, 상장 유지에 소모되는 각종 비용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구 회장은 금의환향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산 매각과 같은 자구책을 찾으며 버텼다. 최근엔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사 어펄마캐피탈로부터 500억원 투자도 이끌어냈다. 만약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진다면 JTC는 자기자본 증가 효과로 상장폐지 위기에서 단숨에 벗어날 수 있다. 동시에 경영 정상화 마중물까지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투자가 마무리된다면 구 회장의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30년간 지켜온 최대주주 자리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구 회장 입장에서는 권토중래를 목표로 모든 것을 내놓은 셈이다. 운명을 결정지을 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은 내달 9일 이뤄진다. JTC는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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