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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연임 도전 남중수 전 사장 연임 이후 중도 하차 전례…34년 KT맨, 리스트럭처링 등 성과 가시화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09 09:42:11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연임 의사를 밝혔다. 연임에 성공하면 내부 출신 인사 중에서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다만 남중수 전 KT 사장은 연임 이후 중도 하차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구 대표는 지난 34년간 'KT맨'으로 근무하면서 주요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해왔다. CEO가 된 이후에는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로 전환을 선언하고 경쟁이 치열하고 성장성이 떨어지는 통신업 대신 플랫폼 및 B2B 비즈니스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KT그룹 차원에서 리스트럭처링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했다. 올 들어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콘텐츠 부문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강력한 동맹을 구축한 것 역시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KT 대표, 연임 사례는 많지만 내부 출신으로는 두 번째 도전

KT는 8일 이사회를 열어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사회는 적격 여부를 심사할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라 심사할 예정이다.


연임 적격 심사는 △재임 중 경영계약 이행평가 결과, 경영목표 달성 정도 △재임 중 고객·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만족도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대표이사로서 리더십을 갖췄는지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등을 두루 평가한다.

이를 통해 구 대표가 차기 CEO로 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그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해 주주총회 결의에 부친다.

만약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역대 KT 대표이사 가운데 내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임기를 연장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앞서 남중수 전 사장이 KT 내부 출신으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남 전 사장은 1982년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에 입사했다. IMT2000 사업본부장을 맡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이끌었다. 재무실장을 맡을 땐 KT 완전 민영화를 추진한 성과를 냈다.

그는 KTF 대표이사까지 지낸 후 2005년부터 KT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나 정권 교체 이후 검찰 수사를 받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08년 중도 하차했다.

이후에도 연임한 대표이사들은 많다. 다만 대표이사 자리 자체가 외부 출신에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이번 구 대표의 연임 도전이 지니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석채 전 KT 대표이사 회장은 제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다. 제1대 재정경제원 차관, 제2대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역임하고 KT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그는 2012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자진 사퇴했다.

황창규 전 회장 역시 미국 스탠포드대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까지 지낸 KT 외부 인사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 등을 지낸 후 KT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연임 후 임기를 모두 마치고 퇴임했다.


구 대표는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하며 줄곧 KT에 몸담은 내부 출신 인사다. 2010년 경영전략담당 상무를 지내고 2012년 시외채널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T&C부문 T&C 운영총괄 전무를 거쳐 황창규 회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후 2017년 요직인 경영기획부문장을 맡게 됐다.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모바일, 유선전화, 기가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대표적인 고객 사업을 다루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됐다. 2020년 KT 대표이사로 올라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힌 날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이사회 멤버에 재선임되기도 했다. AT&T, 버라이즌(Verizon) 등 글로벌 통신사 등이 포함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연합체로 임기는 2년이다. KT는 2024년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전략통' 구현모 대표, 리스트럭처링 성과…그룹 시너지 강화·끈끈한 제휴

구 대표는 CEO에 오르기 전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M&A를 주도했다. 경영전략실 출자관리팀장, 전략투자실 전략투자담당, 그룹전략 1담당, 코퍼레이트센터 경영전략담당 등을 거쳤다. 2008년 국내 최대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 2011년 BC카드의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지니뮤직의 전략적 주주 유치를 이끌었다.

대표이사가 된 이후인 2020년 10월에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미래 성장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룹사를 전략적으로 정리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도 그 일환에서 진행했다. 작년 6월 무전기 전문 자회사 KT파워텔을, 올 1월에는 브랜드 택시 운영하는 오토피온을 매각했다. 기존 계열사 가운데 경쟁력을 키우기 어려운 곳을 선별해 솎아냈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 부문은 합병과 수직 계열화를 통해 힘을 실었다. 작년 1월에는 미디어·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KT스튜디오지니가 출범했다.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는 지니뮤직, KT시즌, 스토리위즈 등 계열사를 배치해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후 '우영우'라는 히트작이 탄생하며 브랜드를 리뉴얼한 ENA 채널이 2049세대 시청률 1위에 오르는 등 결실을 거뒀다.

금융 부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가 지난해 가입자와 여신액, 수신액이 3배가량 증가하며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BC카드도 작년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고 디지털 금융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성장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며 올 3분기 KT의 별도 서비스매출 가운데 B2B 디지코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이른다.


전략적 제휴 강화도 눈에 띄는 성과다. 2020년 6월에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작년에는 글로벌데이터 기업 엡실론(Epsilon)을 인수하기도 했다.

올 1월 신한은행과 4375억원 규모의 지분을 상호 취득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DX 사업협력을 약속했다. 지난 9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지분 교환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CJ ENM과 동맹을 구축했다. 올 3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빙(tving)과 시즌(seezn)을 통합하기로 했다.

적극적인 지분 맞교환 전략을 통해 제휴 무게감을 더하고 경쟁사가 아닌 파트너를 늘리는 방식으로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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