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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지주, 차입 늘려 특수강 점유율 확대 '승부수' [철강업 한파 대비]④특수강 원자재 재고유지 위한 차입확대… 중국 감산과 경쟁사 생산차질로 기회

강용규 기자공개 2022-11-11 07:43:59

[편집자주]

철강업에 한파가 불어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산업의 철강재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제품 수익성도 하락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 상한선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금리, 에너지 가격 상승에 위축되는 소비심리 등으로 한파가 언제 끝날지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국내 철강사들의 겨울나기 준비를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철강업황 악화를 앞두고 다수의 철강사들은 이익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유동성을 확대하고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금 보유량을 늘리기는 했으나 차입금은 그 이상으로 증가해 순차입금이 오히려 커졌다. 최근 시장에서 특수강 공급량이 줄어드는 만큼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금리를 불사하고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2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860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보다 1803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금 보유량이 648억원에서 2129억원으로 늘었지만 차입금이 7446억원에서 1조730억원까지 불어났다.

(자료=세아베스틸지주 IR 프레젠테이션)

이는 최근 철강업계의 차입 축소 기조를 벗어난 것이다. 국내 철강 빅3를 예로 들면 포스코는 작년 말과 올해 3분기 말 모두 순현금 상태이며 현대제철은 순차입금이 8조6281억원에서 8조1388억원으로, 동국제강은 1조7607억원에서 1조3752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들은 하반기 철강업황 악화에 대비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기업의 차입금 확대는 투자나 사업 확대의 시그널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경우는 자회사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사업을 위한 것이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 재고를 유지하기 위한 차입 확대”라고 말했다.

재고를 유지한다는 것은 사업 규모 역시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하겠다는 말이다. 다만 최근 국내 특수강 시장은 제품 공급이 줄고 있다. 때문에 세아베스틸은 사업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계자 역시 “현재 시장 상황을 세아베스틸의 국내 시장 점유율 제고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아베스틸은 과거 국내 특수강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부동의 1위’였다. 다만 1위 자리는 지금도 유지하고 있으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산 특수강의 국내 유입량이 늘어난 데다 현대제철이라는 대형 경쟁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 특수강사업 개시를 선언하고 2019년 양산체제를 갖춰 시장에 진입했다. 그 해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시장 점유율은 40%대의 유지를 위협받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올해도 세아베스틸은 상반기 말 기준 점유율을 40% 내외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해 세아베스틸에 특수강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다가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2022년 1~3분기 특수강(봉강) 누적 수입량은 41만1912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5% 줄었다. 특히 해마다 전체 수입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특수강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43.6% 감소한 32만527톤으로 나타났다.

중국 철강업계는 정부 주도의 탄소저감 계획과 산발적 코로나19 재확산이 맞물려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해마다 연말에 친환경 정책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철강과 정유, 화학 등 ‘굴뚝산업’에 추가 감산을 지시한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특수강 수입량은 4분기에도 감소세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국내에서도 현대제철 노동조합의 파업 장기화가 특수강 공급망의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4분기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손익에 영향을 줄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4분기는 전통적으로 특수강의 성수기다. 세아베스틸에게는 여러모로 지금이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승부수를 던질 적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탓에 철강업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대체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조선과 에너지 등 업황이 견조한 특수강 수요산업도 있다”며 “해당 수요산업을 대상으로 제품 판매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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