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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텔레콤 미션]통신 외 데이터 수집 '박차'…유사한 금융부터 공략⑥마이데이터, 개인신용평가업 진출…3사 첫 합작법인 추진, '적과의 동침'도 불사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18 10:49:29

[편집자주]

텔레콤(telecom)은 전기 통신 서비스 업체를 뜻한다. 하지만 통신사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통신망을 깔고 다달이 요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통신 기술을 고도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종산업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 각 사가 새로운 사업에 접근하는 전략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달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금융(여신·할부 등)과 사업 성격이 유사하다. 최근 양측 주요 플레이어끼리 지분을 교환하고 미래 사업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역량을 고도화해야 하는 통신사로서는 고객의 결제 등 금융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크다. 올 들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전문개인신용평가업에 발을 들였는데 통신 3사가 처음 합작법인도 만들 정도로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모양새다.

◇통신과 금융의 밀결합…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본격화

SK텔레콤은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마이데이터 사업 등 데이터 생산, 거래, 활용에 관한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데이터 생성부터 거래, 활용 등을 아우르는 데이터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신용정보법상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말한다. 고객이 본인에 관한 개인신용정보를 금융사 등으로부터 마이데이터사업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개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에 기반한다. 사업자는 은행, 카드, 보험, 증권, 통신 등에 흩어진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앞서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9월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본인 인증 서비스 패스(PASS) 앱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얹는 오픈 베타 형태로 선보였다.

자산 통합 조회 기능은 물론 19개 재무지표를 통한 재무 건강 진단 및 코칭 서비스를 도입해 차별화했다. 향후에는 자체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닷(A.)'과 연계해 고객이 이용하는 통신사와 무관하게 개인화 서비스로 키울 계획이다.


KT는 지난달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3월 주주총회에서 마이데이터를 사업목적에 추가했으며 6월 본허가를 신청했다.

통신과 금융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놓치기 쉬운 금융 일정 등을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생활비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이달 중 국내외 대형 온라인 브랜드와 제휴해 고객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작년 12월 예비허가를 신청해 사업권 심사 등 절차를 거쳐왔다.

LG유플러스는 통신 빅데이터와 금융을 연계해 고객이 놓친 혜택을 돌려받는 U+마이데이터 '머니Me(가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U+멤버스 앱을 통해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유플러스 3.0' 전략 실행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대안평가 출범 목전…데이터 수익화 염두

마이데이터와 더불어 통신사가 추진하는 새로운 데이터 사업으로는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이 있다.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을 판단할 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제3자에게 제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는 사회초년생이나 은퇴자 등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ESG 경영과 직결된다.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씬파일러 규모는 국내 금융거래고객의 약 25%인 1200만명에 달한다. 대안신용평가 시장 규모는 개인신용평가시장의 2~3% 수준으로 추정된다. 개인신용평가 시장은 작년 말 5000억원 수준이었다.

올 8월 통신 3사는 SGI서울보증,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신용평가 합작법인 ‘통신대안평가주식회사(가칭)’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객 유치 경쟁을 벌여온 통신 3사의 최초 합작법인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데이터 확보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왼쪽부터 최준기 KT 본부장, 장홍성 SKT 담당, 전경혜 LGU+ 담당, 한창래 KCB 부사장, 온민우 SGI서울보증 본부장

통신대안평가에는 총 250억원을 출자한다. 통신사는 각각 26%, SGI서울보증과 KCB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각각 11%의 지분을 확보한다. 국내 통신 데이터와 함께 SGI서울보증의 중금리 대출보증 운용역량과 KCB의 신용평가 경쟁력을 더한 강력한 컨소시엄으로 평가된다. 추후 전기 및 수도 등 비금융정보 데이터를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하는 중이다.

이들 5개사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고 준비법인 설립, CEO 공개 모집, 기업결합 승인을 거쳐 사업권 신청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통신대안평가는 이르면 다음 달 설립될 전망이다. 오는 2026년 신용평가 사업에서 매출 7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이들은 합작법인을 통해 데이터 사업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이후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통신과 금융, 신용평가 등 데이터를 결합하는 만큼 플랫폼 기능도 부각될 수 있다. 마이데이터를 비롯한 다른 사업과 결합하거나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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