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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금투세 유탄]고객 세금 '날벼락', 맏형 타임폴리오·DS·VIP 나섰다①개정안서 배당소득 일괄 적용…금융소득종합과세, 40%대 직격탄

양정우 기자공개 2022-11-18 10:37:18

[편집자주]

토종 헤지펀드 시장에 느닷없이 날벼락이 떨어졌다. 금융투자소득세 개정안에서 펀드 수익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키로 함에따라 개인 고객은 세금 폭탄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자산시장 침체 속 펀딩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그나마 남아있던 고객층마저 등돌릴 이슈다. 더벨에서는 코너에 몰린 헤지펀드 운용사의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발 날벼락이 떨어지자 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자산운용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 VIP자산운용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첫 번째 회의에서 아직 뚜렷한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금투세 도입 자체를 두고 야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일단 모니터링에 나서면서 추가적 아이디어를 모색하기로 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면 타격이 심각한 만큼 강한 조세 저항이 예상된다.

17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운용과 DS운용, VIP운용 등 국내 헤지펀드(옛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최상위 하우스는 지난주 금투협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 참여해 업계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 자리엔 금투협 관계자와 공모펀드 운용사 2곳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운용사 대표는 "업계를 대표하는 하우스가 모여 향후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그간 정부 당국과 금투협이 운용업계의 현안을 놓고 소통할 때 공모 운용사가 아닌 헤지펀드 하우스는 배제돼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회의에 참석한 운용사 간에 향후 주요 사안마다 공동으로 연대해 대응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불거진 금투세 논란은 업계 전반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는 금투세 시행 2년 유예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만들면서 적격집합투자기구(펀드)의 투자 소득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안 이전의 금투세 법안에서는 세제의 기본 원칙에 따라 수익 원천에 맞춰 소득을 세분화했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소득(주식 매매차익 등)이면 금투세, 배당소득(주식 배당, 채권 이자 등)이면 배당소득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 투자 소득을 배당소득으로 일괄 분류하면서 이제 펀드가 국내주식을 매매해 차익을 거둬도 배당소득세를 지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언뜻 보면 오히려 유리한 형국으로 보인다. 금투세(22%)가 배당소득세(15.4%)보다 세율이 높기 때문이다. 펀드 가입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적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무 전문가와 헤지펀드 실무 일선의 시각은 정반대다. 금투세는 분리과세지만 배당소득세는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대상인 탓이다. 금융소득 총합이 연 2000만원 이상일 경우 근로·사업소득과 합산해 기본 배당소득세율 대신 금융소득종합과세 세율을 적용받는다.

문제는 헤지펀드 고객 대다수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인 점이다. 현행법상 헤지펀드의 최저가입금액이 3억원이다. '핫'한 상품의 경우 5억원 이상으로 높여잡는 경우도 많다. 하우스마다 고객의 과표구간이 88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의 경우 과표구간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 고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따라 펀드 수익의 최소 35%(과세표준 기준)에서 최대 45%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코너에 몰릴 수 있다. 여기에 운용사를 상대로 수익의 10~20% 정도를 별도의 성과보수로 지급해야 한다. 사실상 헤지펀드를 가입할 니즈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느닷없는 금투세 개정안 논란이 부자 증세 논리로 정리되는 상황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자산가가 애용하는 상품인 만큼 갑자기 고율의 세금을 매겨도 과세 형평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대를 멘 대형사는 물론 업계 전반은 어디까지나 헤지펀드도 자본시장 생태계의 한 축인 것을 강조하고 있다. 헤지펀드 가입을 초고액자산가로 한정한 건 특유의 리스크 때문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헤지펀드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금투세 유탄에 업계 전체가 흔들리면 시장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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