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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보험사 전략 진단]BNP카디프, 현지화에 실패한 세계 1위 '신용보험'⑥은행 리베이트 논란, 금융당국 수익자 구조 변경 요청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2-11-23 07:19:06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 시장에서 선진 금융 제도, 상품, 영업 전략을 소개하며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켜 왔다. 본사 차원의 방향, 금융 시장 환경에 따라 철수를 결정한 곳들도 있었으나 현재까지 남아 체력을 과시하는 보험사도 있다. 더벨은 회사의 성패를 가른 '전략'을 중심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 산업은 금융업권 가운데 특히 현지 시장의 문화가 많이 반영되는 특성을 지닌다. 자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낸 상품, 사업모델이라도 해외에서 같은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만큼 다른 나라의 금융시장에 진출해 안착하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 보험사들 중에서도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것 역시 같은 이유다.

반대로 보면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 시장에서 보험 사업이 안착하려면 한국 시장의 정서와 제도적 환경에 맞춤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그동안 선진 보험상품을 소개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그 중 국내 시장에 맞지 않은 보험 포트폴리오나 전략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케이스는 이같은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국내에서 생소했던 '신용보험'을 주력으로 다년간 사업을 발전시키며 인식 기반을 넓히는데 집중했으나 수익성이나 사업 규모 등을 놓고 볼 때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납부는 소비자, 수익자는 은행‥국내 금융시장 정서 불일치

BNP파리바카디프는 신용생명보험으로 전세계 시장 1위를 점하는 회사다. 한국의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프랑스 BNP파리바그룹 보험 자회사 BNP파리바카디프의 한국 자회사이며 2002년 처음 한국에 설립됐다. 당시 BNP파리바카디프와 신한금융지주 합작으로 최초 방카슈랑스 전문 SH&C생명보험이 설립됐다.

이후 회사는 신한금융 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2009년 카디프생명이 됐다가 2012년 BNP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BNP파리바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자산운용, 손해보험 사업도 진행해왔으나 손해보험사업을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했으며 현재는 생명보험 사업만 남아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한국 진출 초기 국내 최초로 단체신용보험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채널은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를 활용해왔다. 처음 신용보험이 국내 금융시장에 소개됐을 당시 해당 상품의 구조는 국내 보험 고객들의 정서나 제도 환경과는 달라 생소하게 비춰졌다.

신용보험은 대출 고객이 사망, 상해, 암 등 보험사고로 채무변제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보험사가 대출 잔액이나 또는 보험 가입 시의 약정 금액을 상환해주는 상품이다.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잔여부채를 탕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채무의 상속을 막고, 가계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다.

개인의 신용을 지켜주고 부실채권 방지를 통해 대출 금융기관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하는 점에서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서는 대중화된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는 시장에 알려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수요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상품 구조 변경에 대한 금융당국의 요청이 있기도 했으나 큰 틀에서 전략적인 변화는 없었다.

한 보험 유관기관 전문가는 "카디프생명의 주력 상품인 신용보험은 보통의 보험 상품과 달리 수익자가 은행인 상품"이라며 "보험료의 납부는 일반 소비자가 하는 구조이다보니 처음 신용보험이 시장에 나왔을 때 우리나라 문화와 맞지 않아 금융당국에서 상품 모델에 대한 수정 요청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지화된 전략 수정 없이 수요만 넓히려다보니 한동안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때 은행에 리베이트 지급으로 당국의 징계를 받는 등 논란이 있었다. 수익자가 은행이며 판매 채널도 은행을 통해야 하다보니 빈틈이 생긴 셈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개 은행과 신용생명보험 단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은행에서 대출모집 우수자 등으로 선발된 은행 직원 157명에게 해외여행 경비를 납부해주고 광고 선전비를 지원해 금감원으로부터 징계조치를 받은 바 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당시 금감원의 조치는 최하등급인 기관주의였으며 판매실적 우수자에게 사후 보상 차원의 판촉활동이지 의도적 위법활동은 아니었다"라며 "문제가 됐던 상품은 수익자가 대출고객인 단체신용보험이었고 계약자특별이익으로 보기에 무리라는 견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신용보험이 시대를 앞선 보험이란 설명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신용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대출-보험창구 분리로 인해 대출 실행 시점의 신용보험 안내와 고객의 상품 가입 과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환경과 맞물려 대출 관련 보험으로 수요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있는 금융사로서 신용보험을 지속 가능한 가계경제를 지원하는 일종의 미션 상품이자 ESG 연계 상품으로 여기고 있다"며 "신용보험 선두주자로서 고객의 신용관리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신용케어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플랫폼 비즈니스 통한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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