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투심악화 불구 '옵티코어 스팩' 성공 비결은 이례적 IR, 밸류 낮추고 미래 성장성으로 주주 설득...합병안 통과후 주가는 공모가 미달
오찬미 기자공개 2022-11-28 13:38:04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옵티코어-KB제20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어렵게 합병시켰다. 밸류에이션을 할인하고 설명회(IR)를 열어 주주 설득에 직접 나선 덕분이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스팩 시장이 다소 침체된 가운데 성공한 딜로 평가받는다.◇스팩도 밸류 낮췄다, 옵티코어-KB제20호 합병 비결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침체된 ECM(주식자본시장) 분위기 속에서 옵티코어-KB제20호 스팩 합병 성사를 이뤄냈다. 합병기일은 12월 20일로, 신주는 내년 1월 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옵티코어-KB제20호 스팩은 주주총회일 전까지 합병 성사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앞서 지난 10일스튜디오삼익-IBKS제13호 스팩 합병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고, 이에 따라 KB제20호 스팩 역시 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공모주 주식시장 분위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스팩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스팩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것도 스팩 시장에 위기감을 줬다.
이에 발기인은 옵티코어-KB제20호의 합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밸류에이션을 한차례 낮추는 작업을 했다. 10월 시장 상황을 검토해 옵티코어 대 KB제20호의 합병 비율을 1대 0.5889114에서 1대 0.6306346으로 조정해 밸류를 낮췄다.
가격을 약 6% 하향 조정한 결과 합병가액이 3396원에서 3171원으로 변경됐고 예상 시가총액도 약 910억원에서 860억원으로 감소했다. 합병 신주(409만9755주)와 옵티코어의 주식(2210만1600주), 스팩 발기인이 보유한 전환사채(CB) 물량(149만9000주)을 모두 비율대로 감안한 밸류에이션은 각각 130억원, 700억원, 3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례적 IR, 주주 설득...기관투자자 업사이드에 베팅
이번 합병안을 성공시키기 위해 KB증권은 주주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열심히 설득에 나섰다. 덕분에 스팩의 주가상승(업사이드)에 베팅한 기관투자자들이 꽤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보통 스팩에서는 IR을 안하는데 IR 회사를 고용해서 향후 옵티코어의 미래 성장성을 열심히 알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비율이 낮은 것도 주주설득이 유리했던 부분이다. 최근 합병에 나선 스팩의 주주 구성을 보면 개인(소액주주) 비율이 60%가 넘는 스팩이 상당한데, 옵티코어의 경우 소액주주 비율이 41.6%에 그쳐 낮은 편에 속한다. 합병에 반대의사를 주총에서 표시해야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는 까닭에 소액주주가 많을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찬성 표를 얻기가 쉽지 않다.

옵티코어는 처음부터 스팩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이 아니다. 2020년 KB증권이 투자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옵티코어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IPO 추진을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옵티코어는 IPO를 추진하면서 Pre-IPO 투자 유치 성격으로 상황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옵티코어는 최종적으로 상장을 검토하는 과정에 직상장 대신 KB제20호와의 스팩 합병상장으로 결정을 선회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만약 옵티코어가 IPO를 했다면 잘 안됐을 것"이라며 "스팩이기 때문에 주주들을 설득해 의결권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예측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가격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장에서는 가격을 낮춰서 들어오려는 움직임이 더 거세지만 스팩은 제시한 가격으로 딜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며 "이런 변곡점의 상황에서는 딜이 깨지기 마련인데 그나마 스팩이니까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옵티코어와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KB증권은 상장 준비를 돕는 과정에서 기업실사와 합병자문 수수료로 약 5억원, 상장시 인수 수수료로 4억2000만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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