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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4세, '요직' 구매담당으로 본사 복귀 인적분할, 지분승계·경영수업 초석 관심

허인혜 기자공개 2022-12-12 11:24:1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의 4세 장선익 전무가 2년 간의 현장경험을 마치고 본사 구매담당으로 복귀했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직위와 직책이 모두 바뀌자 4세 승계작업의 초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매담당은 철강기업의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요직이라는 평가다.

동국제강은 9일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하고 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4명 등 9명을 승진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동국제강 4세인 장선익 전무다.

2007년 입사 후 15년만에 전무 자리까지 올랐다. 직위가 오르는 한편 직책도 변경됐다. 본사 구매실장의 자리다. 인천 공장의 생산담당으로 현장 경험을 쌓은 지 2년 만의 복귀다.

구매실장은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을 책임지는 자리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철강 사업의 특성상 원가의 상당부분이 원자재 가격이 차지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의 원료인 스크랩, 후판 연료인 슬라브, 냉연 원재료인 핫코일 등 원자재가 원가의 50~7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오너가 수업 노트의 거의 마지막 장을 펼친 셈이다. 경영전략실 입사가 첫 장이었다면 미국과 해외법인 근무로 글로벌 경험을 차근히 쌓았다. 2015년부터 법무팀과 전략팀, 신설조직비전팀, 경영전략팀을 거쳤다.

직전까지 몸담았던 인천 공장은 동국제강 오너가 경영수업에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부친인 3세 장세주 회장도 인천과 포항 공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바 있다.

현장경험을 중요시하는 동국제강의 승계철학이 엿보인다. 현장을 알아야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략과 비전을 거쳐 현장까지 다녀왔으니 본사 구매 부문으로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승진도 중요하지만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장 전무의 지분 확대도 과제다. 3분기 말 기준 0.83%에 그친다. 지분을 착실히 사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주요 주주로 올라서기에는 긴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미등기임원 연봉은 3~4억원을 오가는데, 3분기 말을 기준으로 2억9000만원이 지급된 상황이다. 동국제강의 주가가 1만3000원대 중반을 오가는 점을 감안하면 한해 소득 최대치인 4억원을 쏟아부어도 지분 확대는 요원하다.

동국제강의 인적분할 계획이 장 전무의 지분 확대에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국제강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철강산업을 열연산업과 냉연산업 법인인 동국제강(가칭)과 동국씨엠(가칭)으로 각각 분리한다고 밝혔다.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는 분할 완료 이후 공개 매수 방식의 현물 출자 유상증자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

주주의 분할 회사에 대한 지분은 그대로 승계된다. 다만 가시적인 지분확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 전무의 지분이 1% 미만이다보니 인적분할로 기대할 수 있는 지배력 확대는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장 전무가 지분을 늘릴 방법이 증여나 상속이라고 할 때 장 전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장세주 회장의 지분 확대는 긍정적이다. 장세주 회장의 동국제강 지분은 3분기말 기준 13.94%다.

신설 법인에서 대표를 맡아 경영수업을 받는 방법은 아직까지는 택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한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동국제강 대표에는 최삼영 부사장이, 동국씨엠 대표에는 박상훈 전무가 내정돼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박상훈 전무는 냉연영업실장으로 냉연 부문을 총괄해오며 동국씨엠 대표로 내정됐다"며 "5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화와 SK, 코오롱 등 오너가 그룹들은 승계가 예정된 후계자들을 계열사 대표로 선임하는 방법으로 경영 실무를 가르친 전례가 있다.

동국제강은 이번 승진과 인적분할이 승계를 위한 초석으로 읽히는 것은 경계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의 인적분할은 내년 복합 경제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부분에서 이뤄진 것으로 벌써 승계를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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