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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만든 '투명한' OLED…가격 경쟁력은 마이크로LED 보다 '저가', 발열량은 절반…카페·쇼핑몰·지하철·박물관 등 용처 무궁무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2-12-27 11:56:5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가 유리처럼 투명하다고?' SF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났다. 박물관 쇼윈도 겉면을 터치하자 유리 겉면 위로 전시된 유물과 관련한 디지털 정보가 드러나게 하는 일들.

바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특징이다. 평소에는 유리처럼 뒷면이 모두 비치는데 필요할 땐 화소 스스로 빛을 낸다. 일반적으로 TV나 노트북 등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가히 혁신이라 부를 수 있다.

가격은 어느 수준일까. 솔루션마다 가격 차이가 있겠지만 초기 시장인 만큼 당분간 비용을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초프리미엄 라인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발열 적어 실내 사용 적합, LED·LCD 한계 넘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 '투명한 미래전(展)'에서 직접 본 투명 OLED는 상상 이상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트랜스포메이션, 모빌리티, 사무공간, 문화&엔터테인먼트, 리테일, 홈 등 6개 테마존으로 구분해 운영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공간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 한 곳은 일반적인 카페 매장과 흡사하게 연출됐다. 케이크들이 진열돼 있는 투명한 유리 쇼케이스가 있었고 위쪽으론 메뉴판도 붙어 있었다. 쇼케이스와 매장 상단 겉면은 유리가 아닌 투명 OLED 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투명한 미래展'에 전시된 '케잌 쇼케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투명 커브드 OLED를 활용해 프로모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솔루션이다. 사진=손현지 기자

진열장에 손을 대니 유리 위로 재료와 영양성분, 열량, 가격 등 케이크와 관련된 각종 정보가 떴다. 케이크를 직관적으로 확인하면서 주문까지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발표자는 최근 카페마다 도입하고 있는 무인주문기 키오스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오스크를 통해선 그림만 보고 제품을 골라야 하기에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투명 OLED 쇼케이스는 실물을 직관적으로 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광고판으로 이용 가능하다.

투명 OLED의 특성상 발열이 적어 손가락 터치도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원을 오래 켜놓으면 가열되지만 투명 OLED는 발열량이 LED 패널보다 적어 실내 사용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연한(플렉서블) 형태로 제작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도 높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OLED가 내뿜는 열은 LED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며 "LED는 뒷면에 덮개가 있어서 열이 못 빠져 나가지만 OLED는 한 겹이라 열을 발산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투명한 미래전(展)' 내 사무공간존. 사진=손현지 기자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로도 투명 소재는 존재했다. 하지만 투명 LCD패널의 투명도는 5%까지 구현할 수 없어 기존 유리소재를 대체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투명 OLED의 투과율은 40%로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의 특성을 극대화했다"며 "향후 50~60% 개발 로드맵도 갖고 있어 자동차용 투명도는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 패러다임 바꿀까

투명 OLED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다. 얇고 가벼운 데다 특수 강화유리가 적용돼 무거운 설치물의 무게도 견뎌낼 수 있어 샤이니지와 건축, 모빌리티 등에 적용될 수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은행이나 공공기관, 박물관, 공항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소재·부품·장비업계와 투명 OLED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옆칸에선 사무공간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유리창처럼 공간분리 역할을 하다가 회의를 위해 전원을 키면 그 위로 디지털 픽셀들이 구현되는 형태다. 대형 스크린으로 프리젠테이션을 보며 여려 사람과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다. 기존 사무실 유리 파티션을 투명 OLED를 대체 적용한 솔루션이다. 블라인드 기능을 켜면 폐쇄적인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지하철이나 항공 등 모빌리티 적용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날 모빌리티 존(Mobility Zone)에선 열차 출입문과 창문에 투명 OLED를 탑재상황을 연출했다. 평소에는 유리처럼 투명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시시각각 운행 및 날씨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유명 랜드마크나 관광지를 지날 때는 관련 정보 또는 광고를 유리창에 바로 띄워 고객에게 증강현실(AR) 경험도 제공했다.
*LG디스플레이 '투명한 미래전(展)' 모빌리티존. 사진=손현지 기자

스크린 도어가 정보 제공, 광고수익 창출 수단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열차를 기다릴 때는 운행 정보를,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올 땐 각 칸의 혼잡도를 띄우는 형식이다.

쇼핑몰 적용도 효과적이다. 쇼윈도를 대신해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도 다양한 정보를 미리 확인하기에 용이했다. 매장 내부에서는 진열된 물품을 둘러싼 투명 OLED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원하는 색상의 제품을 착용시켜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나만의 제품을 미리 만들어보고 주문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 관건

그렇다면 가격 경쟁력은 어떤 수준일까.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솔루션마다 가격 차이가있는 만큼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LED보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대량생산 체계가 확립될 경우 가격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OLED도 초창기에는 수율 부담이 컸지만 OLED TV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극복해나갔다.

투명 OLED시장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2022년 1000억원,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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