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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 2022]채권형서 빠진 뭉칫돈, '국내·해외' ETF에 몰렸다[공모펀드/종합] 국내·해외 주식형도 선방…채권형 ETF 매력 점증

양정우 기자공개 2022-12-30 08:20:5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 공모펀드 시장은 이례적 '빅스탭(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거대 자금의 향방을 좌우한 키였다. 기존 채권을 담고 있는 채권형 펀드에서는 조 단위 뭉칫돈이 빠져나갔고 그 대신 국내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였다.

수 년째 몸집을 키웠던 머니마켓펀드(MMF)도 금리 상승세에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단번에 수조원 대의 자금이 이탈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두 자릿수에 달하는 국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모인 것도 특징이다. 내년 시황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껑충 뛴 금리, MMF서 6.6조 이탈…채권형 공모펀드도 리스크 점증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9일 기준 272조563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86조5761억원과 비교해 14조원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지난해도 성장세를 거뒀으나 올들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채권형 펀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국내 채권형에서는 총 5조802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단기채권증권투자신탁',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 '우리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 1' 등 대표적 펀드 3개는 각각 설정액이 5000억원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투자의 위험 요소는 크게 디폴트 리스크와 금리 리스크로 나뉜다. 만일 AA급 우량채를 타깃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사실상 채무불이행이 벌어질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 다만 발행시 쿠폰금리가 고정돼 있기에 시장의 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 값이 움직이는 리스크에 노출된다.

일반적 채권형 펀드는 보유 자산이 대부분 기발행 채권이라는 게 문제다. 금리가 큰 폭으로 뛰고 있으니 쿠폰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의 경우 가격이 급락한다. 폭발적 금리 상승에 AA급 회사채를 노리면 4% 대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이 신규 채권만 매입했을 때의 얘기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과거 발행 채권이 가득한 채권형 펀드는 대규모 자금 이탈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국내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줄을 맡아온 MMF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도 눈에 띈다. 올들어 6조6127억원에 달하는 순유출을 기록해 모든 유형을 통틀어 설정액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MMF는 자산운용사의 대표적 단기금융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CMA(Cash Management Account) 통장처럼 은행 예금처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데다 하루만 돈을 맡겨도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자 상황이 뒤바뀌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예금 대신 MMF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단기 운용의 묘를 발휘해 2% 대의 이자를 챙겨준 MMF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ETF 인기몰이, 14조 뭉칫돈…저점 매수 투자자, 주식형 공세

이렇게 이탈한 자금은 국내, 해외 ETF로 흡수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ETF의 경우 모든 유형을 통틀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총 8조9904억원에 달했다. 주식형(1조4902억원)과 채권형(4조4401억원) ETF가 모두 설정액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ETF의 약진엔 '미래에셋TIGERCD금리투자KIS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상품으로 단일 펀드의 순유입 규모가 3조4160억원에 달한다. 금리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니즈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CD금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같은 3개월물 국고채나 통안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해외 ETF도 순유입 규모가 5조334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ETF와 달리 주식형(5조725억원) ETF의 순유입 수치가 채권형(3901억원)보다 훨씬 크다. 아무래도 특정 인기 상품의 자금몰이가 아니라 해외주식에 도전하려는 서학개미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주식 액티브(1708억원)보다는 안정적인 패시브(4조9017억원) ETF로 자금이 몰렸다.

국내,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가 몸집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오랜 기간 자금 이탈을 겪어왔다. 수수료 체계와 환매 절차 등이 비효율적으로 인식된 데다 직접 투자와 ETF 열풍에 수년 간 힘이 빠져왔다. 하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기를 맞아 오히려 순유입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이 모두 추락한 만큼 주식형 펀드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 국내주식형은 -21.88%, 해외주식형은 -20.98%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런 수치가 오히려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관측된다. 저점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늘면서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이 각각 1조938억원, 1조204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모든 유형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건 해외대체투자형이다. 6.67%로 나타났다. 그 뒤를 MMF(1.96%)가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유형 중에서는 해외특별자산이 24.69%라는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국내 부동산도 12.46%를 거두는 선방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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