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이곤 본사 자산가치 '뚝', 현대운용 분배금 70% 급감 에든버러 지역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 대출약정 발목
윤기쁨 기자공개 2023-01-09 08:29:5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영국 에든버러 소재 오피스빌딩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종전에 받던 배당금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으로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최근 3억원 규모의 '현대유퍼스트부동산30호' 결산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종전(10억원) 대비 70% 감소한 수치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원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로 글로벌 보험회사인 에이곤(사진)의 영국 법인 본사가 입주해있다. 2020년 최초 설정된 이후 매년 6~7% 수준의 이익분배금을 지급해왔지만 이번에는 2% 내외로 쪼그라들었다.
일부 분배금이 유보된 이유로는 현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와 금리인상 여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지난해 말 청산된 ‘현대유퍼스트부동산25호’도 감정평가액(가산가치) 조정으로 분배금을 수차례 유보한 바 있다. ‘현대유퍼스트부동산30호’ 투자자산과 같은 위치인 영국 에든버러 소재 오피스빌딩을 담은 상품이다. 다만 해당 건물은 가일스퀘어에 지역으로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S)이 임차한 상태다.
현대자산운용은 현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당시 ‘자산가치 조정으로 LTV(담보인정비율)이 70%를 넘어설 경우 조기 상환한다’는 약정을 걸었다. 채권자의 대출금 미상환 위험성을 줄이고 차입자의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함이다.
코로나19 이후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동산 가격이 890억원에서 811억원으로 급락하면서 LTV는 65.07%에서 71.25%로 급등했다. 약정 조항에 따라 대출금 일부를 조기상환하게 되면서 11억원의 분배금을 사용했고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유보됐다.
이번 사례도 유사하다. ‘현대유퍼스트부동산30호’의 대출약정은 ‘LTV 80% 이하 유지’였지만,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해당 조항을 충족하기 위해 분배금을 재원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고 재무약정 리스크가 해소되면 유보된 분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대출이자) 증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펀드 수익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줄어든다. ‘현대유퍼스트부동산25호’도 수차례 분배금이 유보되다가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처분하면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다만 펀드 만기는 2026년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만큼 시장 환경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인 에이곤 영국 본사의 잔여 임대차기간은 2037년 7월까지 14년이 남아 있다. 매입 당시 가격은 2237억원으로 현지 금융기관에서 약 1302억원을 담보 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펀드 등을 통해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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