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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주가·오너십 '삼호重 리스크' 해소 현대重 상장 ‘악몽’의 재연 원천차단… 정기선 사장 향한 소액주주 반발도 무마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06 07:40:4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한국조선해양 주주들로서는 그동안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온 리스크가 사라졌다. 한국조선해양의 정기선 사장 체제 첫 임기 중 발생할 수 있었던 오너십의 부담 요인이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2월1일 사모펀드 IMM PE로부터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15.15%)를 1주당 8만8157원에 사들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체 매입대금은 4097억원이며 현금 2667억원과 현대중공업 주식 1430억원어치(약 1.4%)로 지불하기로 했다.

이로서 현대삼호중공업의 IPO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게 됐다.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은 2017년 IMM PE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5.15%로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5년 안에 현대삼호중공업을 상장시킨다는 프리IPO 계약을 체결했었다. 지난해 합의를 통해 기한을 2년 연장했으며 이번 주식 매입으로 계약이 끝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은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나 침체된 현 주식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IMM PE와의 합의를 통해 계약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한국조선해양 주가가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으로 모회사의 주가가 저평가당하는 ‘지주사 디스카운트’의 리스크가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상장에 따른 지주사 디스카운트로 주가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며 “현대삼호중공업과 관련해서도 같은 우려를 안고 있었던 만큼 상장 철회는 분명한 호재”라고 분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1월26일 현대중공업의 상장을 공식화했다. 이후 주가가 2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 기간 낙폭은 11.32%(1만2000원)에 이르렀다. 상장일이었던 2021년 9월17일에는 전일 마감가 11만8500원의 10.97%(1만3000원)가 하루만에 빠지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 주주들로서는 ‘과거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사라진 셈이다.

단순히 지주사 디스카운트의 리스크만 해소된 것이 아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1506억원을 내 3개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1506억원은 개별 조선사 기준으로 3분기 업계 최고 이익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앞으로 2021년 하반기~2022년에 수주한 고수익 물량의 작업이 늘어나면서 현대삼호중공업의 이익도 더욱 증가할 공산이 크다. 이번 상장 철회는 실적 전망이 밝은 현대삼호중공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사면 된다는 도식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요인이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상장 철회로 오너십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 사라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HD현대그룹의 오너3세 정기선 사장은 2022년 3월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돼 현재 첫 임기를 보내고 있다.

임기 첫 해였던 지난해부터 정 사장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마주해야 했다. 공동대표이사인 가삼현 부회장이 그해 1월 기관투자자 대상 최고경영진 간담회를 통해 현대삼호중공업의 연내 IPO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통해 쥘 현금을 배당으로 그룹 지주사 HD현대에 밀어올리면 다시 HD현대의 배당을 통해 정 사장에게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논리로 정 사장과 한국조선해양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철회하지 않았다면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더욱 적대적인 태도로 권리 행사에 나섰을 공산이 크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를 결성하고 지분 모집을 추진하며 회사를 압박해 왔다. 3일 기준으로 1.79%(126만8499주)가 모였다.

한국조선해양도 이들을 주시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와 회사 측의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소액주주연대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들어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과 관련해 연기가 아닌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시 한국조선해양 주주들에게 특별배당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는 이를 거절하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의 현물배당을 요구하며 맞서 상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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