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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CEO 인사 코드]현대제철 코드 깬 안동일 사장⑥2019년부터 단독대표로 회사 이끌어...현장 중심 대표 선임 기조는 이어져

조은아 기자공개 2023-01-09 07:45:4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이어 국내 철강업계 2위의 회사지만 그룹 내에선 현대차나 기아, 현대모비스 등에 밀려 존재감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이나 정의선 회장은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직접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없다.

현대제철 역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현대차 출신들이 주로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국내 상위 철강회사의 고위 경영진들이 20~30년 동안 한 우물을 판 철강 전문가로 이뤄진 점과 대조적이다. 이 공식을 깬 건 2019년 대표에 오른 안동일 사장이다. 안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가 5년째 이어지면서 확실한 합격점을 받은 모양새다.

◇박승하-우유철, 현대제철 산증인

2000년대 초반까지해도 현대제철은 원칙없는 CEO(최고경영자) 인사로 유명했다. 1999년부터 2002년에는 대표이사가 거의 매년 바뀌었다. 1년 사이 3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난 해도 있다. 내부에서 업무보고 준비로 상반기를 다 보낸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현대제철이 확실한 안정기에 접어든 건 2007년 박승하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부터다. 박 전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다이모스를 거쳐 2006년부터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2014년 10월 후진 양성을 위해 용퇴하기까지 8년 동안 현대제철을 이끌었다.

특히 현대차그룹 제철사업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으며 연간 12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완공을 주도했다. 아울러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도 별탈 없이 이끌어냈다. 현대제철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데서 그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현대제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또하나 있다. 우유철 전 부회장이다. 그는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우주항공과 현대로템에서 근무했다. 현대모비스를 거쳐 2004년 현대제철로 이동했고 6년 만인 2010년 3월부터 박승하 전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전 부회장과 우 전 부회장 모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 전 부회장은 현대차 시트공장장과 기아 자재본부장을 거쳐 구매총괄 부사장까지 지낸 자동차 전문가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데다 현대차에서 구매를 담당하던 시절부터 일관제철소 관련 사업에 관여했을 만큼 철강사업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우 전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철강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술통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로템, 현대우주항공 등을 거쳐 현대제철에서 기술개발본부장, 기술연구소장, 구매담당 부사장, 당진제철소장 등을 지냈다.

역대 대표이사 가운데 이력이 튀는 인물로는 강학서 전 사장을 꼽을 수 있다. 강 전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서는 유일하게 대표이사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내부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현대하이스코로 입사해 2007~2009년 잠시 현대로템에 몸담았던 시기를 빼면 계속 현대제철에서 근무했다. 2014년 6월 재경본부장 겸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안동일 체제 5년째 순항 중

안동일 사장은 2019년부터 현대제철을 '나홀로' 이끌고 있다. 안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은 여러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안동일 사장은 포스포 출신으로 정의선 회장이 부담을 무릅쓰고 경쟁사인 포스코에서 데려온 외부인사다. 특히 현대제철은 2000년대 이후 계속 2명의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는데 안 사장만큼은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안 사장 취임 직전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에서 현대제철로 이동하긴 했지만 미등기임원으로 있다가 2년 만에 퇴진했다. 외부 출신이지만 마음껏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신뢰를 보인 셈이다.

안 사장은 2019년 3년의 임기를 받았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안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가 5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안 사장 체제에 대한 정의선 회장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 포스코 출신 영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국내 2위 철강회사라는 느낌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정체성이 강했다. 주요 경영진에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그룹 주력 계열사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 강한 편이긴 하다. 현대제철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등기임원 60여 명 가운데 10여명이 현대차 등 다른 계열사에서 왔다. 사내이사 4명 가운데서도 안 사장과 박종성 부사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2명은 현대차 출신이다. 그러나 안 사장 영입 이후 이런 색채도 차츰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안 사장이 취임한 뒤 현대제철에 외부 인재도 꾸준히 영입됐다.

박승하 전 부회장 이후 CEO의 재임기간이 평균 5년 이상으로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사실 철강업은 사실 CEO의 역할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산업이리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워낙 많이 받는다. 글로벌 철강업황은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의 상황에 좌우된다. 건설이나 자동차 등 전방산업 역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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