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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삼성전자, OLED TV에 QD 빼고 '삼성 OLED' 브랜딩77인치 신제품 선보여, QD 기술명 감춰…QLED 우선 마케팅 전략 고수

라스베이거스(미국)=원충희 기자공개 2023-01-05 13:35:2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첫 선을 보인 77인치 초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QD란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이 '삼성 OLED'로 브랜딩하고 있다.

QLED를 비롯해 그간 TV 제품명을 패널 기술에서 가져왔던 삼성전자가 OLED에 대해선 QD 이름을 쓰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때와 비슷한 기류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브랜드를 그대로 차용할 필요 없이 독자적인 브랜딩을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OLED TV 후발주자 삼성, QD 존재감은 숨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에 앞서 개최한 '퍼스트룩' 행사를 통해 77인치 OLED TV를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삼성 OLED TV는 55형, 65형과 함께 이번에 초대형 77형 모델을 추가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그간 OLED TV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관련 제품을 출시한 뒤 미국과 유럽에 팔고 있다.
*삼성전자 '퍼스트룩 2023' 77형 OLED TV(사진 : 원충희 기자)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지난해 8월 열린 유럽 최대 규모 가전박람회 베를린 'IFA(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에서 삼성전자의 8K 네오(Neo) QLED TV와 QD-OLED TV를 동시에 본 뒤 QD-OLED TV의 판정승이라고 평했다. QD-OLED TV 자체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QLED보다 화질에선 우수하다. 특히 QD-OLED의 수율이 제고되면서 가격대가 어느 정도 낮아지자 삼성전자도 결국 차용해 TV를 만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TV 포지셔닝 전략은 네오 QLED TV를 메인으로 삼되 QD-OLED와 마이크로LED로 라인업을 보강한 형태다.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이다. 글로벌 1위 TV업체로서 제품 라인업이 한쪽으로 쏠리면 고객 확장성에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량이 많지 않은 탓에 OLED TV를 양산하기가 어려웠다. 모자회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세트(완제품)업체-부품업체 관계로 제품 전략에서 손발을 맞춰 움직이나 그간 삼성전자의 OLED 전략이 모호한 바람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생산능력(CAPA) 확충에 올인하지 못했다. 작년 9월 IFA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OLED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이제야 어느 정도 궤도가 잡혔다.

삼성 OLED TV는 기존 네오 QLED에 적용됐던 삼성의 독자적인 QD 기술과 뉴럴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해 OLED 기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개선된 밝기와 색상을 구현했다. 플렉시블이 불가능한 LCD 기반 모니터와 달리 OLED의 또 다른 장점은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퍼스트룩에 선보인 '게임 바 3.0'은 여러 개의 스크린은 휘어진 한 패널로 구현해 게임 시청감과 몰입감을 키웠다.

◇아직은 QLED 우선 "QD란 표현 꼭 붙일 필요 없어"

삼성전자는 OLED TV를 선보이면서 정작 QD란 말을 의도적으로 빼고 삼성 OLED로 브랜딩하고 있다. QLED를 비롯해 그간 TV 제품명을 패널 기술에서 가져온 게 전자기업들의 기본적인 네이밍 전략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다. 작년 9월 IFA 때도 삼성 OLED로 전시했다가 하루 뒤에 QD-OLED로 제품명찰을 급조한 바 있다.

삼성과 LG 등 세트업체들은 TV의 패널 제조에 쓰이는 기술의 차이를 소비자에게 강조하기 위한 네이밍 방침을 갖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심지어는 더 앞선 기술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을 선점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의 QLED는 QD 기술을 강조하며 OLED를 연상케 했다. QLED는 LCD 패널에 QD 필름을 입힌 형태라 OLED와 다르지만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는 효과를 얻었다.
*삼성전자 '퍼스트룩 2023' 98형 Neo QLED 8K (사진 : 삼성전자 제공)
LG전자가 2021년에 선보인 QNED 미니LED TV 역시 나노 발광소자를 이용한 진정한 QNED가 아니라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QD와 나노셀 물질이 들어간 필름을 들어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NED(Quantum Nano Emitting Diode) 기술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이를 선점하는 듯한 네이밍 전략을 발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브랜드를 그대로 차용할 필요 없이 독자적인 브랜딩을 추구했다"며 "꼭 QD-OLED 패널을 썼다고 해서 QD란 말을 붙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이 지금까지 LCD TV인 네오 QLED TV가 프리미엄 최상단에 있다고 강조해온 마당에 OLED TV를 전면에 앞세우기가 여의치 않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간 LG전자의 OLED TV에 맞서 QLED가 훨씬 뛰어나다는 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는데 QD-OLED TV를 내세우면 기존 마케팅 전략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 자칫 네오 QLED TV의 성장을 발목 잡는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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