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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회사채 시장 폭발했다...'KT·이마트·포스코'에 8조 몰려연초 퇴직연금 자금유입으로 유동성 풍부해져…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기대

강철 기자공개 2023-01-10 15:31:2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6: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국내 회사채 시장이 반등을 넘어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 퇴직연금 유입으로 기관 투자자의 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풍부해진 가운데 회사채 시장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 조성된 것이 유례없는 수급을 창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요 폭발에 따른 프라이싱 호조는 150bp까지 벌어진 '국고채-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를 빠르게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열기가 지속된다면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A등급 발행 시장도 조금씩 살아날 전망이다.

◇한달 전 SK텔레콤이 반등 트리거

KT는 지난 4일 실시한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무려 2조8850억원의 매입 주문을 받았다. 3년물에만 1조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KT가 공모채 발행을 시작한 2013년 4월 이래 단일 회차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날 회사채 프라이싱에 나선 이마트도 모집액의 6배에 달하는 1조175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2년물에 3700억원, 3년물에 8050억원의 사상 최대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곧장 4000억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5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포스코는 3조9700억원의 전무후무한 수요를 모았다. 금리 메리트가 두드러지는 3년물에 무려 2조115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그 결과 KT, 이마트, 포스코의 입찰에만 8조원 몰리는 역대급 유동성 잔치가 벌어졌다.

이들 3사의 수요예측 흥행은 국내 회사채 시장의 큰손들이 주도했다. 국민연금을 위시해 우정사업본부, 수협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한국주택금융공사, 지방행정공제회 등 다수의 기관이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매입 경쟁을 벌였다. 불과 2개월 전 LG유플러스 회사채가 시장에 나왔을 때 매입을 주저하던 모습과 대조된다.

업계에선 연초를 맞아 기관 투자자의 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풍부해진 것이 유례없는 수요 폭발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기관의 주요 투자 재원인 퇴직연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채가 잇달아 시장에 나온 결과 역대급 수급 시너지가 창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던 금리와 수급이 작년 12월부터 안정세를 돌아선 점도 대규모 오버부킹을 이끌어낸 배경으로 거론된다. 회사채 시장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국고채-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는 최근 한달 사이 빠른 축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말 170bp까지 벌어졌던 3년물 국고채와 AA0 회사채의 금리 격차는 최근 140bp까지 좁혀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가 단일 회차에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은 것은 수요예측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연초 퇴직연금 유입에 지난해 시장 침체로 쌓아뒀던 유동성까지 더해진 것이 사상 초유의 쏠림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작년 12월 초 수요예측에서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며 당시 얼어붙어 있던 시장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며 "이때를 기점으로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업황 회복에 대한 확실한 기대감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입 열기 A등급까지 이어질까

KT, 이마트, 포스코는 모두 개별 민평보다 최소 40bp 이상 낮은 가산금리 구간에서 모집액을 충당했다. KT는 2년물 -50bp, 3년물 -70bp, 5년물 -100bp라는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산금리를 눈앞에 뒀다. 4000억원 증액을 결정한 이마트는 가산금리를 2년물 -40bp, 3년물 34bp로 각각 확정했다.

이들 우량채의 역대급 프라이싱 결과는 향후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를 보다 축소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들까지 강세 발행에 성공한다면 스프레드 축소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LG화학, GS에너지, SK지오센트릭, 현대제철, 롯데제과 등 15~20곳의 우량 발행사가 이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 부는 훈풍을 감안한 듯 A등급인 신세계푸드와 효성화학도 과감하게 1월 공모채 입찰을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시장이 침체되기 전에 40bp 정도에 불과했던 국고채-회사채 스프레드가 레고랜드 사태 등을 거치면서 150bp까지 벌어졌다"며 "KT, 이마트, 포스코의 수요예측 흥행을 기점으로 꾸준한 강세 발행이 이어진다면 단기간에 100bp 이하로 좁혀지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수급 동향을 감안하면 남은 발행사들도 개별민평보다 크게 낮은 금리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작년 하반기부터 자취를 감춘 A등급 발행사도 하나둘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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