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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승부수]농협은행, 비이자이익·디지털 전환 추진비이자이익 확보 위해 NH투자증권과 협업…디지털조직 확대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11 08:13:4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취임한 이석용 농협은행장(사진)이 밝힌 수익성 확대 전략은 비이자이익 확대와 디지털 혁신이다. 농협은행은 비약적인 수익 확대 성과를 냈지만 향후 도약을 위해선 그간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이 행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2년간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수익 확대에 성공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 분야에서는 여전히 4대 은행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수익성 지표에서 뒤떨어져 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 모델 발굴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 비이자 사업 체질 개선…NH투자증권과 협업 강화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시장 변동과 부족한 자기자본 속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은행 내부적으로는 자체적인 투자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금융과의 시너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비이자이익 수익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의 협업을 제안했다. 그는 자산관리(WM), 퇴직연금, 투자은행(IB) 사업은 NH투자증권과 같은 지주 내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 선도사와의 격차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해외 IB와의 연계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이 취임사에서 비이자이익 확보를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은 농협은행의 기형적 수익구조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최근 몇년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자이익에 집중했다. 이 전략은 기준금리가 급상승한 지난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자이익은 5조295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435억원) 대비 6860억원(15.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순이익 증가액(2224억원)을 세 배가량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비이자이익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29억원) 감소한 5196억원이었다. 여신 및 외환(7%↓)과 신탁(19.9%↓), 대행업무(16.9%↓) 등 수수료수익 대부분 지표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수익 역시 2551억원에서 1536억원으로 39.8% 급락했다.

수수료이익 감소폭은 경쟁 은행과도 비교된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7262억원(1.0%↓), 7001억원(2.7%↓)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4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에서의 부진은 수익성 지표에서도 드러났다. 5대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을 보면 농협은행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ROE는 9.73%를 기록했다. 이는 신한(11.68%), KB국민(10.45%), 하나(10.46%), 우리(12.94%) 등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낮다. 농협은행의 ROA는 0.51%로 역시 신한(0.7%), KB국민(0.67%), 하나(0.65%), 우리(0.72%) 등과 격차를 보였다.

이 행장이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해 NH투자증권과의 연계를 강조한 것은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추진 계획과 일맥상통한다. 농협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두고 있다. NH투자증권과의 협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면 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와 농협은행 수익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디지털 조직 확대…ICT 기업과 협업 강화

디지털 조직 확대와 ICT 기업과의 협업 강화도 이석용 행장의 올해 핵심 과제다.

이 행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다수의 ICT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전통은행의 입장에서는 은행·비은행의 경계를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이어 자행 종합 플랫폼인 '올원뱅크'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최근 디지털 임원 수를 늘렸다. 농협은행은 우선 디지털 관련 부행장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강태영 부행장(사진)이 디지털전환(DT)부문장을 맡아 디지털 부문 전체 총괄을 맡는다. 데이터사업과 NH멤버스사업은 정재호 부행장이, IT기획 등 IT부문은 박수기 부행장이 맡는다.

강태영 부행장은 농협은행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과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지낸 디지털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올원뱅크사업부장과 디지털전략부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조직 확대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애자일 조직으로 별도 운영하던 디지털전환(DT)업무 관련 조직을 각 부서내 팀으로 전환하고 이를 총괄 관리하는 DT부문을 조직했다. 특히 농협은행 전반의 업무프로세스 개선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DT부문내 프로세스혁신부를 추가했다. IT부문 내 IT투자금융단을 더해 수수료사업과 중점 특화 사업의 IT 전문성을 강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석용 행장이 취임사에서 구성원들이 듣기 좋은 말 대신 부진한 사업의 변화 지침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비이자이익과 디지털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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