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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넷마블]M&A 뒷받침하는 '상장사 지분 활용법'③담보대출 구사, '주식 매각'으로 현금 마련하기도

박동우 기자공개 2023-01-26 07:38:4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15: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상장 기업이 존재한다면 활용 가치가 쏠쏠하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뒷받침할 재무 여력을 갖추는 데 유용하다.

넷마블은 금융권에서 M&A 재원을 확보하면서 보유한 상장사 주식을 담보물로 제공했다. 인수 과정에서 끌어다 쓴 차입금을 갚기 위해 갖고 있던 지분을 처분키도 했다.

상장사 지분 활용 방안이 주목을 받은 건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에 넷마블은 소셜카지노 게임 서비스에 특화된 홍콩 기업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소요된 자금 2조5000억원 가운데 1조7786억원을 외부에서 빌렸다.

눈에 띄는 대목은 하나은행에서 14억달러(1조6787억원)를 차입한 내역이다. 2021년 10월에 자금을 조달하면서 상환 만기를 1년 뒤인 2022년 10월로 잡았다. 갚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엔씨소프트 주식 195만주 등을 담보물로 설정했다. 당시 엔씨소프트 주가는 60만원 안팎으로, 195만주의 평가가치는 1조1700억원대였다.


2022년 10월 차입금 만기가 도래할 무렵 넷마블은 하나은행과 주식담보대출 약정을 새로 맺었다. 이때 얻은 실탄 10억3500만달러(1조4837억원)는 고스란히 기존에 빌렸던 자금을 차환하는 데 썼다. 담보로 제공한 대상은 하이브 지분 18.2%(753만주)로, 계약 체결 당일 종가(11만8500원)를 적용한 평가가치는 8924억원이었다.

경영진이 주식담보대출을 적극 구사한 건 유동성이 빈약한 재무 여건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넷마블의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모두 합치면 1319억원에 불과했다. 고정비 증가 여파로 수익성이 둔화돼 자체 현금 창출이 어려워진 국면에서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투자 자산의 활용성 극대화 역시 중요하게 고려했다. 엔씨소프트와 하이브를 겨냥해 처음 지분을 매입한 시점과 견저 보유 주식 평가가치가 불어난 점이 영향을 끼쳤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투자를 단행한 시점은 2015년으로, 3911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 담보 설정 당시 평가가치는 3배 가까이 늘어나 있었다. 하이브 역시 2022년 10월 담보대출 실행 시점의 주가(11만8500원)가 2018년 5월 넷마블이 2014억원을 들여 지분을 매입할 때 주당 거래가격(2만8420원)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넷마블은 주식담보대출을 넘어 '피투자기업 지분 매각' 선택지도 실행에 옮겼다. 포트폴리오 가운데 보유한 상장사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단기차입금 상환 여력을 갖추는 과제가 부각된 대목과 맞물렸다.

대형 인수에 따른 영향으로 넷마블이 짊어진 레버리지 부담이 급격히 불어났기 때문이다. 별도 기준으로 2019년 말 47억원에 그쳤던 총차입금이 2020년 7324억원, 2021년에는 2조1633억원까지 증가했다. 대신 유동성은 빠르게 소진됐다. 1조원을 넘겼던 현금성자산이 잇따른 M&A를 거치면서 2021년 말 5757억원까지 줄어든 대목이 방증한다.

넷마블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처분하면서 대응했다. 2021년 8월에 600만주를 매도해 4302억원을 확보하면서 첫 발을 뗐다. 이어 추가로 162만주를 팔아 1331억원을 거둬들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남은 물량 762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5143억원을 벌었다.

넷마블이 카카오뱅크와 연을 맺은 시점은 2016년으로, 당시 40억원어치 지분을 매입했다. 누적으로 투입한 금액은 917억원이다. 첫 투자를 단행한 지 5년 만에 카카오뱅크 주식을 팔아 1조776억원을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매각했다. 넷마블은 2018년 2월에 500억원을 들여 322만주를 사들이면서 카카오게임즈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갖고 있던 지분은 2021년 8월 스핀엑스 인수 결정 직후 팔았다. 덕분에 넷마블은 현금 2371억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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