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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그리는 글로벌 3.0]크림 위상 높아질까, C2C 전초기지로 '부각'⑥2년새 700억 규모, 10여개 기업 지분 투자 단행…'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 목표

이지혜 기자공개 2023-01-30 13:15:07

[편집자주]

2022년 4월 네이버가 '글로벌 3.0'을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최수연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수장으로 선임된 지 약 반년 만에 내놓은 비전이다. 동시에 네이버는 2027년까지 이용자 수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포시마크 인수는 네이버 글로벌 3.0의 상징적 딜로 꼽힌다. 네이버 사상 최대 빅딜인 만큼 C2C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보였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왜 글로벌 3.0의 핵심전략으로 C2C를 바라봤을까. 네이버의 글로벌사업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C2C(개인 간 거래)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면서 크림(KREAM)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판 스니커즈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첫 발을 뗀 크림은 2021년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하면서 국내외 C2C사업의 전초기지로 거듭났다. 최근 2년 동안 크림이 C2C기업 등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쓴 돈은 700억원이 넘는다.

크림을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조치다. 크림의 사업영역이 앞으로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가 왈라팝, 포시마크 인수 등으로 유럽과 북미로 C2C사업의 네트워크를 확장한 만큼 크림이 글로벌 C2C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니커즈부터 중고차까지,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 도약

크림에 따르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지분 투자 등을 단행한 기업이 모두 12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3곳, 2022년 9곳 등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2020년 상반기 크림을 출범해 그해 11월 분사를 결정, 2021년 1월에서야 크림이 독립법인으로 홀로 선 점을 고려하면 지분 투자 속도는 공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크림이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한 기업의 상당수가 C2C기업인 점이 눈에 띈다. 지분 투자를 진행한 12곳 기업 가운데 9곳이 C2C 등 중고거래 플랫폼인 것으로 확인됐다.

크림이 첫 투자 대상으로 삼은 사솜컴퍼티는 태국의 1위 중고거래 플랫폼 사솜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크림은 당초 10억원을 들여 지분을 20% 보유했지만 지난해 추가 자금을 들여 총 30%의 지분을 확보했다. 사솜컴퍼니 지분 확보에 들인 돈은 총 35억원 정도다.


크림이 사솜컴퍼니 다음으로 주목한 곳은 일본 1위 스니커즈 마켓 플레이스 소다와 국내 최대 스니커즈 네이버카페 나이키매니아를 운영하는 나매인이다. 소다와 나매인은 각각 일본과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어 차이는 있지만 둘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한 C2C 플랫폼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크림이 스노우의 자회사로서 국내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출범한 점을 고려하면 새로울 일은 아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소다, 나매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이 뚜렷해서다.

2022년 들어 크림은 운동화 등에 한정되지 않고 C2C라는 범주 아래 다양한 기업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진 점이 눈에 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키스타테크놀로지는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1위에 오른 가전제품 리퍼·중고거래 플랫폼인 ‘리벨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중고차 플랫폼인 체카 지분도 15억원 들여 3% 확보했다. 체카는 중고차를 재판매하는 플랫폼으로 검수·정비·도색·판매 등 중고차 거래의 모든 과정을 인증하고 검수하는 플랫폼이다.

이뿐 아니라 크림은 중고 디자이너 의류 플랫폼 ‘콜렉티브’를 운영하는 크레이빙 콜렉터 지분을 55억원에 41%가량 확보했고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를 운영하는 팹과 시크먼트 지분까지 수십억원을 들여 확보했다.

이는 크림의 사업 방향 변화와도 맥이 통한다. 크림은 지난해 1분기부터 중고거래 품목을 스니커즈에서 패션, 명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밖에 크림은 말레이시아 1위 중고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스니커라를 운영하는 쉐이크핸즈와 인도네시아 1위 중고거래 플랫폼 PT카루니아 인터내셔널 시트라 켄카나 지분도 각각 22.47%, 19.73% 보유했다.

즉 크림이 스니커즈와 패션, 중고차, 전자제품을 아우르는 C2C사업 영역을 갖추고 한국과 일본,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까지 아시아 전역에 네트워크를 확보한 셈이다. 크림 관계자는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스노우 ‘실탄 제공’, 크림 중요성 부각될 듯

크림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C2C 기업 등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들인 돈은 모두 75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크림의 잇단 투자는 네이버와 모회사 스노우의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크림의 자체적 현금창출력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 이 정도 투자를 감당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크림은 출범 첫해인 2021년 매출 33억원을 냈지만 영업손실은 600억원에 가까웠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스노우는 물론 네이버까지 크림의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해 실탄을 지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리셀 플랫폼 투자를 통한 커머스 역량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크림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모회사인 스노우도 2021년 3월 크림에 200억원을 출자했다. 이밖에 외부 투자자에게도 꾸준히 자금을 유치했다.

네이버와 스노우의 지원 아래 크림의 C2C사업 굴기는 앞으로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C2C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네이버는 최근 1조6700억원을 들여 미국의 중고 패션 플랫폼 1위 기업인 포시마크(Poshmark)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밖에 네이버는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과 유럽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유럽 1위 럭셔리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이들이 향후 크림의 지분 투자 기업과 시너지를 낸다면 네이버는 글로벌 C2C 플레이어로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갖출 수도 있다.

크림 관계자는 “아직 기업 인수 초기 단계라서 포시마크 등 다른 C2C기업과 어떤 식으로 시너지를 낼지 구체적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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