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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 여천NCC, 재경팀장 교체 원홍 부장 신규 선임…유동성관리 중책, 적자에 시장성조달 막혀

이경주 기자공개 2023-01-31 07:18:1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5: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화학사 여천NCC가 재경팀장을 교체했다. 회계와 자금, 공시업무를 총괄하는 보직이다.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에 가장 가깝다. 여천NCC는 작년 공장 폭발사고에 업황악화가 겹쳐 재무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천NCC는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재경팀장을 김만식 상무에서 원홍 부장으로 교체했다. 김 상무는 준법지원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홍 부장은 김 상무의 후배로 재경팀에서 과거부터 자금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는 적극적인 레버리지 경영을 해온 곳이라 재경팀장과 자금 실무자 역할이 중요했다.

재무적 리스크가 불거진 시기라 주목된다.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여파다. 작년 2월 여천NCC 제3공장 폭발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당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하필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철회하지 않고 강행을 택해 전량 미매각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ESG에 반하는 채권으로 낙인찍힌 탓이었다. 미매각 물량을 주관사들이 떠안기로 하면서 발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평판이 실추됐다. 이에 향후 수년간 시장성 조달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고 실제 현재까지 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업황악화까지 겹쳤다. 여천NCC는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NCC(Naphtha Cracking Center, 나프타분해공장)에서 열분해해 올레핀계 기초소재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만드는 회사다. 자동차 타이어나 신발, 전기전자 부품, 포장재, 건자재 등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합성수지나 합성섬유 등을 만들기 위한 기초소재다.

그런데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했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수요는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여천NCC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262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엔 연간으로 387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었다.


시장성조달(회사채)은 막히고 사업적으론 적자다. 유동성 관리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여천NCC는 그간 적극적으로 해온 배당을 중단해 현금유출을 막았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을 절반(50%)씩 보유한 합작사다. 이들에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2조700억원(연평균 4140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생략했다.

더불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은 금융당국의 정책자금을 통해 막았다. 지난해 8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으로 700억원을 조달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봉쇄정책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글로벌 에틸렌 신증설 계획을 감안하면 2023년까지 업황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차환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높다. 여천NCC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이 1조9446억원, 차입금의존도는 57.2%에 달한다. 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이다. 이중 단기성차입금은 7899억원이다.

여천NCC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정기인사로 재경팀장 보직이 변경된 것”이라며 “악재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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