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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신사업 점검]'JKL과 20년 동행' M&A 광폭행보 대기업 디딤돌로'1조 빅딜' 팬오션 인수 등 찰떡호흡, 김홍국 회장 장남 취업까지 '선택적 파트너십'

이윤정 기자공개 2023-02-09 09:33:01

[편집자주]

1978년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육류가공은 물론 유통,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랜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비롯한 인수합병(M&A), 자본 출자 등 방법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변신을 모색 중이다. 여전히 하림은 성장에 목마르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하림그룹의 현주소와 남은 과제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하림그룹이 유통과 물류를 거느린 종합식품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다. 확신이 드는 사업에서 하림의 투자 결정은 거침이 없다. 이런 하림의 결단에 힘을 실어주는 존재가 JKL파트너스다.
<김준영 JKL파트너스 시니어매니저(출처:JKL파트너스 홈페이지)>

하림그룹이 도약하는 변곡점 마다 항상 함께 하고 있는 JKL파트너스는 사업확장 의지가 강한 하림에 매력적인 투자처를 소개해주고 펀드레이징 부담을 함께 나눴다. 서로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며 든든한 파트너 관계를 자랑하고 있는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최근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씨가 JKL파트너스에 입사하면서 관계를 더 굳건히 하고 있다.

2015년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팬오션을 인수했다. 중견 닭고기 전문 기업 정도로 이름이 알려졌던 하림이 1조원 넘는 M&A딜에 등장하며 해운업계 진출을 선언하자 모두가 주목했다. 컨소시엄을 이룬 JKL파트너스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됐다.

1조원이 넘는 인수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는 물론 승자의 저주까지 이야기됐지만 하림-JKL파트너스는 자금 납입을 완료하며 인수까지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하림은 유통까지 거느린 글로벌 곡물 메이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팬오션 인수를 통해 하림과 JKL파트너스의 관계가 외부로 알려졌지만 하림과 JKL파트너스가 서로 신뢰를 쌓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모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림이 초창기 지배구조를 설계하고 홈쇼핑 사업 인수를 기획할 때부터 JKL파트너스가 함께 했다"라고 설명했다.

NS홈쇼핑 매각을 제안한 거래 상대방으로 만난 정장근 JKL파트너스가 오히려 해당 거래가 하림그룹에 불리하다고 직언을 하며 딜을 무산시킨 일화는 사모투자업계에서 유명하다. 신생 사모투자회사로 거래 실적과 트랙 레코드를 쌓아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정 대표는 신뢰를 선택했다. 결국 김 회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JKL파트너스는 하림그룹의 주요 사업 결정 때마다 큰 역할을 하게 됐다.

팬오션 인수 이전인 2012년 하림이 NS홈쇼핑의 NS마트를 이마트에 매각할 때 JKL파트너스가 함께 했다. 당시 NS마트는 NS홈쇼핑이 독일의 알디(ALDI) 영업 형태를 본따 만든 슈퍼마켓으로 판매 품목을 700개로 제한하는 특이한 구조였다. 하지만 소비 행태가 국내 실정에 맞지 않고 적은 매장 수로 인해 구매 협상력이 떨어지면서 대형마트로 매각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JKL파트너스는 재무자문사로 역할을 맡아 거래를 성사시켰다.

몇해 전에는 김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가 JKL파트너스에 합류했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하림지주에 입사하면서 준영 씨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편법 경영승계와 관련해 강도높은 조사를 하자 2021년 하림을 퇴사하고 JKL파트너스로 둥지를 옮겼다.

사모투자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와 하림그룹은 20년 넘게 인연을 맺은 관계"라며 "준영씨 의 입사로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파트너십 관계이기 보다 서로 필요와 상황에 따라 힘을 합친다"며 "각자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함께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이스타 항공 딜이 좋은 예다. 당시 하림은 기업회생절차 중인 이스타항공 인수를 검토했다. 자연스럽게 JKL파트너스가 하림의 우군으로 함께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에 이미 투자를 진행해 온 JKL파트너스는 하림과 함께 이스트항공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사모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 전략적투자자(SI)가 진행하는 딜에 선을 긋는 게 쉽지 않다"면서 "JKL파트너스와 하림그룹은 오랜 기간 신뢰 관계를 쌓았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하고 그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KL파트너스와 하림그룹이 이상적인 FI와 SI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림그룹의 사업 확대 의지는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호반건설로부터 한진칼 주식 333만 8090주를 1258억원에 취득해 확장 의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재계에서는 일부 딜에서 서로 다른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하림의 적극적인 신사업 개척 과 확장 과정에서 JKL파트너스가 동반자 역할을 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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