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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10년 무중단·무사고·무재해 달성, "서비스 전면장애 없다" 자신…기록 보존 사명감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13 13:09:41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2일 12: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IDC) '각 춘천'은 2013년 6월 13일 문을 열었다. 각 춘천은 상징성이 크다. 국내 인터넷 포털기업 사상 최초의 자체 IDC라는 점에서 그렇다. 수천억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였기에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각 춘천을 연 지 10년이 지난 지금, 자체 IDC 건립은 네이버의 선견지명이 빛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IT서비스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위기관리 능력이 제고되는 효과를 봤다. 무중단, 무사고, 무재해를 달성한 비결이기도 하다.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이런 목표는 네이버 IDC의 이름인 '각(閣)'에서도 드러난다. 네이버는 IDC가 기록의 보존소로 쓰인다는 점에 착안해, 고려시대의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장경각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 각이라고 이름 붙였다.

"데이터는 역사를 만들고 데이터센터는 역사를 담는다"는 네이버. 각 춘천 10년의 기록을 숫자로 살펴봤다.


#0. 무중단, 무사고, 무재해

'무중단, 무사고, 무재해'. 네이버의 각 춘천이 문을 연 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IDC에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거나 서비스가 중단된 적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없다.

설계부터 설비까지 들인 공이 남달랐다.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진도 6.5 이상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된 것은 기본이고 한국전력에서 전기 공급이 끊길 때를 대비해 다이나믹 전원공급장치(UPS)까지 갖췄다. 지하에 60만리터의 경유탱크를 보유했는데 이는 전쟁이 발발해 전기가 모두 끊겨도 IDC를 72시간 동안 돌릴 수 있는 규모다.

운영 노하우도 돋보인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서비스가 죽으면 안 되고 데이터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사명감"이라며 "이를 위해 조직과 프로세스, 훈련, 반복 등 네 가지를 체계적으로 실행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업의 연속성을 지키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BCP(업무연속성계획)와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대설이나 풍수해, 테러, 전염병 등으로 사고가 나면 모든 담당자에게 5초 안에 알림이 간다. 직무별 개인 행동 요령과 부서별 액션 아이템까지 세세하게 정해 둔 위기대응 매뉴얼을 갖췄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네이버는 훈련과 반복에도 중점을 뒀다. 제 아무리 이론을 익혀도 몸에 익숙지 않으면 위기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200회 이상 위기 대응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노 센터장이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자신있게 말하지만 춘천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의 전면장애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규모가 크기에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중요서비스를 최대한 분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

#1. 최초, 최대, 최전선에 선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는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인터넷 포털 기업 가운데 최초의 자체 데이터센터라는 점,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IDC라는 점에 이목이 쏠렸다. 각 춘천은 연면적 4만6850㎡, 쉽게 말해 축구장 7개 크기로 10만 유닛(Unit, 서버의 높이 단위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네이버가 수도권에서 벗어나 춘천에 IDC를 세운 이유는 서비스의 연속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시설이 한 곳에 몰려 있으면 지진, 전쟁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강원, 충북, 경남 등에 임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춘천에는 자체 IDC를 세웠다.

네이버가 각 춘천에 들인 비용은 적지 않다. '21C 장경각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011년 각 춘천 건설에 착수한 이후 2012년 북관, 2014년 서관, 2017년 남관을 열 때까지 들인 돈은 2600억원 정도다. 지금도 네이버는 위탁운영을 최소화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등 IDC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매년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후방의 지원조직이 아닌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장서는 조직으로 바라보는 판단이 작용했다. 노 센터장은 "취약점을 개선하려면 결국 돈이 든다"며 "많은 IT기업들이 IDC를 지원조직이라고 생각하는데 네이버는 중요한 구성요소로 인식하기에 IDC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각 춘천 남관 서버룸

#7. 7가지 운영원칙

△죽으면 안 된다 △안전해야 한다 △데이터를 잃으면 안 된다 △빨라야 한다 △유연해야 한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비용효율적이어야 한다. 네이버 IDC의 운영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노 센터장은 7가지 원칙이 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그 다음이 데이터의 안정성이었다.

빠르고 유연해야 하며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원칙은 조직 운영 규율이자 IDC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원칙이기도 했다.

노 센터장은 "IDC 구성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동시에 선임자와 후임자의 업무 교류 등을 통해 근무자들의 숙련도를 높이고 있다"며 "시설 노후와와 설비 다중화를 피할 수 없기에 만일의 사태에 미리 대비하고자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IT산업의 발전과 트렌드 변화 등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산업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에 분기 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서비스가 출시되고 트렌드가 어떤지 등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10년 동안 네이버 서비스를 운영하며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가용용량을 차질없이 확보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운영원칙인 비용효율성을 높이고자 네이버는 IDC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동시에 ESG 경영전략과 접점도 찾고 있다. ESG는 글로벌 IDC 업계의 화두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각 춘천은 소모 전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춘천의 맑은 공기와 선선한 바람을 공조 시스템에 활용한다. 또 서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물을 녹이는 시스템 등도 적용했다.

노 센터장은 "네이버의 IDC는 네이버만을 위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IT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개인과 사회, 국가의 소중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서 후손에게 전달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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