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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하는 STO 시장]제도권 목전 조각투자…증권사 먹거리 '브로커리지'①부동산·음원·미술품 등 대체자산 수혜…업계 첫 타깃 '유통 수익'

황원지 기자공개 2023-03-06 08:23:44

[편집자주]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몇 년간 시중 자금을 쓸어담았던 블록체인 시장에 기존 금융권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새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플랫폼과 합종연횡에 나서면서 잇따라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롭게 구축될 STO 시장의 면면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르면 내년 초 STO(토큰증권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이 국내에도 열린다. 부동산과 음원 저작권, 미술품, 선박 등 투자가 불편했던 자산을 토큰화해 판매하는 조각투자가 가능해진다. 그간 이해관계자들 간 역할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으나,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서서히 구체화 되고 있다.

전통 금융기관인 증권사의 먹거리는 일단 유통 영역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될 전망이다. 플랫폼을 만들어 발행된 ST(토큰증권·Security Token)를 유통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새 수익원으로 기대됐던 ST 발행 업무는 가이드라인에 따를 경우 난관이 적지 않다. 최근 등장한 공동 플랫폼 허용 여부도 먹거리를 확정짓는 데 관건으로 꼽힌다.

◇미술품·저작권·부동산 등 대체자산, '유동성 공급' 패러다임 변화 예고

토큰 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종이증권, 전자증권 다음으로 허용된 새로운 증권 형태다. 모양은 토큰이지만, 알맹이는 증권이다. 때문에 토큰증권발행을 허용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한가지 더 늘어났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간 유동화가 어려웠던 대체투자처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어떤 자산이든 토큰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기에 기존 금융시장에서 유동화가 어려웠던 자산에도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음악저작권이나 미술품 조각투자다. 이외에도 항공기나 선박, 주차장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면 무엇이든 토큰화할 수 있다.

STO시장 내 발행과 유통 구조

알맹이가 증권인 만큼 STO 시장의 플레이어도 기존과 비슷하다. 먼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투자할 기초자산 공급자가 있다. 부동산 신탁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초자산에 자산운용사가 펀드 등의 비히클을 활용해 투자를 진행하고, 증권사나 은행 등이 판매에 나서 유통을 담당한다.

STO 시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토큰증권의 기초자산이 될 음원, 미술품, 부동산 등 기초 자산이 있고, 이를 토큰화시키는 발행사가 존재한다. 기초 자산을 소싱하는 회사로는 기존과 같이 부동산 신탁사 등이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로는 조각투자 플랫폼들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KASA)’와 ‘루센트블록’,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등이다.

세번째 플레이어가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이다. 발행된 유통증권을 한 곳에 모아 고객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이다. 현재로서는 증권사와 일부 조각투자 플랫폼 정도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 발표 전까지는 가상자산 거래소도 유통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이 토큰증권으로 분류될 경우 상장폐지되는 것으로 지침이 정해지면서 역할이 축소됐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이 허용되면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라이선스 등을 취득해 유통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지만 최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큰이 증권의 성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존 거래소에서는 상장폐지한다는 당국 의지가 확실해, 역할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조각투자 플랫폼은 한시적으로 유통사로서 기능을 담당한다. 물론 ST 상품들을 만드는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대부분 발행사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전에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로 허용된 카사와 펀블 등 일부 부동산 디지털유동화증권(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DABS) 플랫폼 서비스 업체의 경우 기간 만료(4년) 전까지는 유통과 발행이 동시에 가능하다.

◇증권사, 유통플랫폼 통한 중개수수료 기대…발행 업무는 수익원 여부 불투명

STO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증권사가 가져갈 주요 먹거리는 유통 기능을 소화하면서 얻을 브로커리지 수수료다. 증권사들의 중개 영역은 과거 주식매매에서 현재 원자재, 채권, 부동산 등으로 확장됐다. 여기에 블록체인을 이용한 가상자산인 ST가 추가되면서 수수료 수익도 확대될 수 있다. 최근 수익성 저조로 고심중인 증권사로서는 관심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업체들에 지분투자나 업무협약(MOU)를 맺는 방식으로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자사 플랫폼에 유통할 상품을 늘리기 위해 카사나 뮤직카우 같은 ST를 발행할 조각투자 플랫폼과 손을 잡고 있다.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은 총 8곳이 넘는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현재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와 펀블, 세종텔레콤과 업무 제휴 및 상품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엔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방식으로 투자했다. 뮤직카우는 향후 투자자예치금을 키움증권의 투자자 실명계좌에 예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미술픔 투자 플랫폼인 이랜드넥스트, 테사, 페어스퀘어랩 등과 MOU를 체결했다. 키움증권은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s에서 STO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체 유통 플랫폼 구축도 활발하다.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은 자체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두나무 계열 블록체인 기술회사 람다256과 손을 잡고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능 검증(PoC)를 진행중이다. KB증권은 SKC&C와 인프라 구축 및 플랫폼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반면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발행 사업의 경우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가이드라인에서 발행과 유통을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플레이어를 완전히 구분하는 것은 아니고, A 증권사가 B 토큰증권을 발행하면 해당 증권만을 유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한 증권을 직접 유통하지 못할 경우 상품들이 분산될 것”이라며 “고객들이 회사별로 가입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략도 애매해진다. 기존 구상에서는 다양한 기초자산을 발굴해 STO를 많이 할수록 유통 경쟁력도 함께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발행과 유통이 분리될 경우 발행을 늘린다고 유통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 발행을 할 수는 있으나 수익이 나지 않는 셈이다. 현재 증권사들이 요구 중인 업계 공동 플랫폼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나, 이를 금융당국이 받아들일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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