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지금]'든든한' 자금지원 DGB지주...WM 시너지는 '숙제'③지난해 말 선순위 공모채 '지급보증'…금융 자산관리 순영업수익 비중 5% 수준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03 07:46:16
[편집자주]
올해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지 만 5년에 접어드는 해다. CJ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대기업집단에 속해있던 시절과 달리 금융지주 산하로 옮긴 뒤 증권 본업에 더욱 힘이 실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생겼다. 하이투자증권이 직면한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에 대한 갈증이 컸던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시너지 창출에 한창이다. 대형 금융지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원 방안은 자본 확충이었다. 지난해 말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 때에는 지급보증을 제공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시장이 경색된 와중에도 조달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영업 측면에서 기대했던 시너지는 아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IB(기업금융)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DGB대구은행과 함께 WM(자산관리) 사업 확대를 꾀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자본 4000억 확충…신용도 상승 이어질까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모집액 1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PF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달을 준비했다.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선순위 공모채였다. 2012년 말 1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적이 있지만 이는 변제 순위가 한 단계 낮은 후순위채였다.
10년 만의 회사채 발행인데다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조달 여건이 좋지 않았던 만큼 모회사인 DGB금융지주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는 DGB금융지주가 지급을 보증하면서 하이투자증권 회사채도 동일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이 덕에 연말 기관투자자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이었음에도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자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기업어음을 상환하고 60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DGB금융지주는 회사채 발행 지원에 앞서 두 차례나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증가를 이끌기도 했다. 회사 인수 후 약 1년이 지난 2020년 초 20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초에는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한 두 번째 자본 확충이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하는 2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DGB금융지주가 인수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 기준상 자본 조건을 충족한다.
인수 첫 해였던 2018년 말 별도 기준 7432억원이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조3739억원으로 약 2배 늘었다. 자기자본 순위도 2018년 17위에서 지난해 14위로 세 계단 높아졌다.
모회사의 지원에 대한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하이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AA급으로 등급 상승도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신용평가사에서 부동산PF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기로 해 올해 정기평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디그니티' 키웠지만 금융 자산관리 실적 '그대로'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증가로 인해 증권업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 사용 용도로 자기자본 투자와 WM 사업 확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그룹WM총괄 조직을 신설해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과 시너지 강화를 지속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합점포인 '디그니티(DIGNITY)'다. 계열사 간 영업을 늘리기 위해 하이투자증권과 대구은행이 함께 점포를 만들기로 했다. 2019년 대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에서 첫 디그니티 점포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개 점포를 열었다. 대구은행 점포는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있었는데 하이투자증권이 점포를 운영 중인 수도권과 부산 등으로 영토를 확장할 수 있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구은행 직원들에게 하이투자증권이 출시한 금융상품에 대해 알리는 연수도 진행하고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영업 시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WM 실적 반등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DGB금융지주 품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첫 해인 2019년 금융상품 관련 자산관리 사업 순영업수익은 134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2797억원의 4.8%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3년이 지난 2022년 금융상품 관련 자산관리 순영업수익은 149억원으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에 비해 WM 영업을 펼치기 힘든 구조"라면서 "하이투자증권의 리테일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WM 사업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여자)아이들+나우어데이즈+우기' 큐브엔터 IP 라인업 확대
- 광동제약, 30억 출자 KD헬스바이오 6개월만에 청산
- [바이오텍 CFO 스토리]CFO는 재무만? 에이비엘의 이재천, BD까지 '전천후'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세번 실패 없다' 셀비온의 도전, '데이터·실적' 선뵌다
- 디앤디파마텍, IPO 신고서 '4차정정'에서도 '멧세라'
- 시노펙스, 대형 스마트 FPCB 모듈 공장 준공
- 대양엔바이오, '초순수용 활성탄' 정부 지원사업 선정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이통3사 AI 매치업]sLLM 경쟁, SKT '선착' KT '추격' LGU+ '후발'
- 삼성SDS, 아마존 출신 잇단 영입 '글로벌 공략 속도'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 IB]글로벌 신용평가 받은 롯데렌탈…'동향' 살피는 IB
- [Korean Paper]LG엔솔, 대규모 조달채비에 IB들 '수수료' 기대감
- [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 유동성 파티에 환호하다 '성큼' 다가온 '데드라인'
- [IB 풍향계]예심 추가 신한증권, 'IPO 비즈니스' 올해는 다르다
- [IB 풍향계]KB증권, '투심 개선' 헬스케어 조력자 나섰다
- [Korean Paper]태양광 자금 니즈 한화큐셀, KP시장 재등판 타진
- [Company & IB]KB-동아쏘시오그룹 인연 출발점 '콜드콜'
- [B 풍향계]공기업 외화채 RFP 못받는 토종IB '볼멘소리'
- 수장 바꾼 하이증권, 리테일 '쇄신' 본격화
- '흑자전환' 케이프증권, '채권·비상장사' 투자 덕봤다